[더팩트ㅣ부산=손연우 기자]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피습 자작극'을 벌인 혐의를 받는 정이한 전 개혁신당 부산시장 후보가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부산지검 공공국제범죄수사부(부장검사 오상연)는 31일 정 전 후보를 공직선거법 위반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자작극에 가담한 헬스트레이너 A 씨도 공직선거법 위반과 상해,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함께 구속 기소됐다.
이들은 지난 4월 27일 부산 금정구 구서나들목 인근에서 선거운동 중이던 정 전 후보에게 A 씨가 차량 안에서 음료를 던지는 방식으로 피습 사건을 꾸민 혐의를 받는다.
당시 정 전 후보 캠프는 지나가던 차량 운전자가 던진 음료를 피하려다 정 전 후보가 넘어져 의식을 잃었으며 병원에서 뇌진탕과 근좌상 진단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정 전 후보는 이후 목에 보호대를 착용한 채 선거운동에 나섰다.
그러나 경찰 수사 결과 정 전 후보와 A 씨는 약 10년간 알고 지낸 사이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범행 하루 전인 지난 4월 26일 두 사람이 A 씨가 근무하던 헬스장에서 범행을 논의하는 것으로 보이는 폐쇄회로(CC)TV 영상과 범행 전후 통화 내역 등을 확보했다.
정 전 후보는 지난 5월 18일 경찰 조사에서 A 씨에게 도움을 요청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데 이어 이후 조사에서 범행을 공모한 사실을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지법은 지난 8일 증거인멸 우려를 이유로 정 전 후보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A 씨도 도주와 증거인멸 우려를 이유로 구속됐다.
경찰은 두 사람의 금전 거래를 비롯한 대가성 여부와 배후 세력 유무 등을 조사한 뒤 같은 달 16일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수사 과정에서 범행 대가나 추가 공범은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정 전 후보에게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와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를 적용했다. A 씨에게는 공직선거법상 선거자유방해와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상해 혐의 등을 적용했다.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보완수사를 통해 정 전 후보가 자신의 인지도를 높여 선거에 유리한 여론을 조성할 목적으로 범행을 계획하고 A 씨에게 구체적인 실행 방법을 지시한 것으로 판단했다.
검찰은 정 전 후보가 피습 사건과 관련한 허위 사실을 공표한 데 그치지 않고 A 씨에게 자작극을 실행하도록 지시한 행위에도 형사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보고 경찰 수사 단계에서는 적용되지 않았던 공직선거법상 선거자유방해 교사 혐의를 추가했다.
검찰 관계자는 "선거에 출마한 후보자가 인지도 상승 등을 위해 자작극을 계획하고 연출해 선거의 공정성을 훼손한 중대한 범죄"라며 "죄에 상응하는 처벌이 이뤄질 수 있도록 공소 유지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