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석] 순천대·목포대 협상 하루 전 '정치권 공동성명'은 정치 이벤트인가


'일회성 정치 이벤트'로 비춰지지 않기를

전남 국립의과대학 신설 관련, 순천대와 목포대가 27일 두 번 째 협상테이블을 마련한 가운데 지역정치권이 하루 전인 26일 의대와 대학병원설립 동시 추진 촉구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AI 생성 이미지

[더팩트 l 순천=김영신 기자] 전남 국립의과대학 신설을 둘러싸고 순천대와 목포대의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27일 양 대학은 두 번째 협상 테이블을 마련, 대화의 물꼬를 다시 텄다. 그런데 협상을 하루 앞둔 일요일, 지역정치권이 갑자기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순천시장과 지역 국회의원, 시·도의원들이 한자리에 모여 국립순천대 의과대학과 대학병원의 동시 설립을 촉구하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발표한 것이다. 이 자리에는 김문수 의원도 참석했다. 김 의원은 그동안 민형배 인수위의 중재안을 거부한 순천대를 향해 '각성하라'는 표현을 하면서 현수막 여론전을 펼쳐 왔다.

정치권이 지역의 의견을 대변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양 대학 간 협상을 하루 앞두고 그것도 휴일인 일요일에 갑자기 민형배 인수위의 중재안에서 비켜 간 내용을 공동성명을 통해 밝힌 것은 여러 생각을 하게 만든다.

정치권이 목소리를 낼 수 있다고 해도 지금 협상의 주인공은 양 대학이어야 한다.

양 대학이 의대 설립 핵심의제를 놓고 갈등하는 지금, 정치권이 먼저 나서서 민감한 사안을 언급한 것이 과연 협상에 도움이 되는 행보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정치의 역할은 갈등을 키우는 것이 아니라 조정하는 데 있다. 정치권이 공동성명에 나선 모습에 대해 시민들의 시선도 그리 곱지만은 않다.

전남도민이 30년 넘게 기다린 전남 국립의대 완성을 위해 양 대학이 원만한 협상을 통해 좋은 결과를 도출 할 수 있도록 조용히 지켜봐야 할 시점이 아닌가 한다.

정치가 나설수록 대학은 협상보다 지역 여론을 더 의식하게 되고, 동부와 서부의 갈등도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지금 중요한 것은 지역 간 승패가 아니라, 응급의료와 필수의료를 살릴 국립의대와 대학병원이다. 그 본질은 정치적 이벤트나 구호로 완성되지 않는다.

협상 하루 전 열린 지역 정치권의 갑작스런 공동성명이 시민들에게 '일회성 정치 이벤트'로 비춰지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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