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학교 울타리를 넘어 마을로…대전해든학교가 키우는 '온마을 교육공동체'


<더팩트>·대전시교육청 공동캠페인 '미래를 심는 학교, 창의인재씨앗학교' ③

대전해든학교 학생자치회에서 진행한 크리스마스 연주회 행사 모습 /대전시교육청

인공지능(AI) 시대와 학령인구 감소 속에서 학교 교육은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다. 학생 개개인의 잠재력을 키우고 미래 역량을 기르는 교육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대전시교육청은 '창의인재씨앗학교'를 통해 학교별 특색을 살린 교육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더팩트>는 '미래를 심는 학교, 창의인재씨앗학교' 기획 시리즈를 통해 대전 곳곳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미래교육 실험과 성과를 소개한다. 세 번째 순서는 지역사회와 함께 혁신을 만들어가는 특수학교 대전해든학교를 소개한다. [편집자 주]

‘넷제로 공판장’에서 진행한 교원 생태 연수 모습 /대전시교육청

[더팩트ㅣ대전=정예준 기자] 학교는 더 이상 교실 안에서만 배움이 이뤄지는 공간이 아니다. 학생은 마을에서 배우고, 교사는 함께 성장하며, 학부모와 주민은 교육의 동반자가 된다.

대전시교육청이 운영하는 '창의인재씨앗학교'가 지향하는 교육의 모습이다. 창의인재씨앗학교는 민주적인 학교문화 조성, 전문적 학습공동체 구축, 배움 중심 교육과정 운영, 교육공동체와 지역사회 연계를 통해 학교 혁신을 이끌어가는 대전형 혁신학교의 출발점이다. 교직원의 자발적인 참여를 바탕으로 학교 문화를 바꾸고 학생 중심 교육을 실현하는 것이 핵심 가치다.

이 혁신 모델을 특수교육 현장에 접목한 곳이 바로 대전해든학교다.

2025년 창의인재씨앗학교로 선정된 대전해든학교는 첫해를 '땅 고르기' 해로 정했다. 눈에 띄는 성과를 서두르기보다 학생과 교사, 학부모, 지역사회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교육공동체의 기반을 다지는 데 집중한 것이다.

그 결과 학교 안에서는 민주적 학교문화가 자리 잡았고, 학교 밖에서는 지역사회가 교육의 공간으로 확장됐다.

대전해든학교가 한국토론문화지원단과 함께 진행한 교사자치활동 토의 모습 /대전시교육청

◇ '시키는 학교'에서 '함께 만드는 학교'로

가장 먼저 달라진 것은 학교 운영 방식이었다.

대전해든학교는 교사가 학교 운영의 주체가 되는 문화를 만들기 위해 한국토론문화지원단 전문 퍼실리테이터와 함께 교사 토의를 진행했다. 수평적인 소통과 경청 문화를 바탕으로 학교 비전을 함께 설계하고 집단지성을 통해 민주적 학교문화의 실천 방안을 만들어 갔다.

학부모도 교육의 동반자로 참여했다.

특수교육은 학교와 가정의 연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에 착안해 '욕구 코칭' 연수를 운영하며 부모와 자녀의 욕구를 함께 이해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독서동아리와 목공예 프로그램까지 더해지면서 학부모들은 학교를 단순히 자녀를 보내는 공간이 아니라 함께 배우고 성장하는 공동체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학생들의 변화도 눈에 띄었다.

전교생의 직접 투표로 구성된 학생자치회는 특수교육대상 학생들이 민주적 의사결정을 경험하는 첫 무대가 됐다. 학생들은 스승의 날 행사와 크리스마스 연주회를 스스로 기획하고 운영하며 학교의 주인으로 성장했다.

대전해든학교에서 진행한 디지털 협업 툴 팀즈 연수 모습 /대전시교육청

◇ 교사도 함께 배우는 학교

학교 혁신의 또 다른 축은 교사의 성장이다.

대전해든학교는 디지털 전환 시대에 맞춰 Teams와 Canva, 생성형 인공지능(ChatGPT) 활용 연수를 운영하며 교사의 디지털 역량과 업무 효율성을 높였다.

행정 업무를 줄인 만큼 교사들은 학생 개개인의 교육과 수업 연구에 더욱 집중할 수 있게 됐다.

기후위기 시대에 맞춘 생태교육도 빼놓지 않았다.

교사들은 미호동 '넷제로공판장'과 연계한 생태 연수에 참여해 탄소중립과 친환경 실천을 직접 체험했고, 이를 특수교육 교육과정과 연결하는 방안을 고민했다.

신규 교사들을 위한 '교사 이음 프로그램'도 운영됐다.

선배 교사의 수업을 함께 참관하고 고민을 나누는 멘토링은 초임 교사들의 학교 적응을 도왔고 모든 교사가 참여하는 '해든 수업 나눔 주간'은 혼자 고민하는 수업이 아닌 함께 성장하는 특수교육 문화를 만들어 갔다.

행복농장 활동 모습 /대전시교육청

◇ 교실을 벗어나 마을에서 배우다

대전해든학교 혁신의 가장 큰 특징은 학교를 지역사회와 연결했다는 점이다.

학생들의 배움은 교실 밖에서 더욱 생생해졌다.

유·초등 학생들은 '파랑새, 희망으로 날다' 프로그램을 통해 직접 꾸민 파랑새 작품을 용호마을과 학교 외벽에 설치하며 예술을 통해 마을을 변화시키는 경험을 했다.

중등 학생들은 플로깅과 꽃 모종 심기 활동으로 마을 환경을 가꾸고, 농작물 재배와 수확, 요리 활동을 통해 생명의 소중함과 노동의 가치를 배웠다.

전공과 학생들은 주민들과 함께 '행복농장'을 운영하며 직업 전환교육을 실천했다.

단순한 체험학습이 아니었다.

학생들은 버려진 옷을 활용한 '허수아비 콘테스트'를 열어 마을 텃밭을 지키는 허수아비를 만들었다. 학생들의 손에서 탄생한 허수아비는 용호마을 곳곳에 세워져 환경 보호와 자원순환의 의미를 전하는 동시에 학교와 마을을 잇는 상생의 상징이 됐다.

대전해든학교 씨앗동아리 꽃 심기 활동 모습 /대전시교육청

◇ 배움은 나눌 때 더 커졌다

학교와 마을의 경계는 김장 행사에서 더욱 허물어졌다.

학생들은 행복농장에서 직접 키운 배추를 수확해 '해든 팜파티'를 열고 김장을 담갔다.

지역 주민들을 학교로 초청해 감자빵 만들기 등 '따뜻한 배움, 향기로운 나눔' 프로그램도 운영했다.

학생들은 수확의 기쁨을 나누고 주민들은 학교와 함께하며 장애 공감 문화를 자연스럽게 경험했다.

학교는 지역사회의 교육 거점이 됐고, 마을은 학생들의 또 다른 교실이 됐다.

대전해든학교에서 진행한 파랑새, 희망으로 날다 프로그램 모습 /대전시교육청

◇ 이제는 '씨앗 심기'를 시작한다

대전해든학교는 2025년을 '땅 고르기'의 해라고 표현한다.

학교 혁신을 위한 토양을 다졌다면, 2026년은 그 위에 씨앗을 심는 시기다.

학교는 앞으로 지역사회 연계 교육활동을 더욱 확대하고, 맞춤형 진로·직업교육을 고도화해 특수학교 혁신 모델을 만들어 갈 계획이다.

권우미 대전해든학교 교장은 "지난 1년은 구성원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마을 주민들의 따뜻한 협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앞으로도 학교와 가정, 지역사회가 하나로 연결된 온마을 교육공동체를 더욱 굳건히 다져 학생들이 지역사회 안에서 당당하게 자립할 수 있도록 든든한 울타리가 되겠다"고 말했다.

학교 담장을 허물자 배움의 공간은 자연스럽게 마을로 넓어졌다.

대전해든학교가 1년 동안 일궈낸 변화는 특수학교 혁신이 거창한 시설이나 새로운 제도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교육공동체에서 출발한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 '미래를 심는 학교, 창의인재씨앗학교' 기사는 대전시교육청의 지원을 받아 작성됐습니다.

tfcc2024@tf.co.kr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