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포스코, '정부 눈치' 살필 때가 아니라 '상생' 결단할 때


최병욱 국민의힘 중앙위원회 노동분과위원장

최병욱 국민의힘 중앙위원회 노동분과위원장. /본인 제공

포스코노동조합의 쟁의행위 찬반투표가 97.1%의 참여율과 92.2%라는 압도적인 찬성으로 가결됐다.

노동현장에서 동고동락하며 노동운동가로 살아왔던 사람으로서, 이 92.2%라는 숫자의 상징성을 무겁게 받아드린다.

그동안 경영 위기라는 명분 아래 '고통 분담'을 강요받으면서도, 정작 성과 보상 앞에서는 소외되었던 현장 노동자들의 끓어오르는 분노이자 벼랑 끝에 선 절박한 외침이다.

지금 지역 정치인의 자리로 선 지금, 뜨거운 가슴 한편으로 한없이 무거운 위기감을 느낀다.

지난 2023년 포스코 노사가 파업이라는 파국으로 치닫는 것을 막기 위해 중앙노동위원회까지 달려가 밤낮없이 중재와 설득에 매달렸던 이유는 단 하나였다.

포스코의 용광로가 식는 순간, 포항 경제도 함께 멈춰 선다는 냉혹한 현실 때문이었다. 현재 포항의 경기는 포스코 하나만 바라보며 간신히 버티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신임 박용선 포항시장 역시 포스코와의 상승 작용을 통해 지역경제의 도약을 꿈꾸고 있는 중차대한 시점이다.

만약 노사 갈등이 폭발해 파업이라는 극단적 상황이 현실화된다면, 이는 지역경제 회복에 돌이킬 수 없는 찬물을 끼얹는 것이다.

그렇기에 작금의 사태를 풀기 위해서는 노사 양측 모두에게 뼈를 깎는 성찰이 필요하다.

먼저 사측에 촉구한다. 포스코 경영진은 더 이상 정부의 눈치나 살피며 시간을 끄는 안일한 태도를 버려야 한다.

현장 노동자들이 피땀 흘려 번 돈이 지주사로 흘러가고 정작 철강 현장은 소외받고 있다는 노동자들의 상실감을 어찌 '경영상의 판단'이라는 말로만 덮을 수 있겠는가.

이제는 얄팍한 계산이나 보여주기식 핑계를 내려놓아야 한다.

노동자를 단순한 비용이 아닌 기업의 핵심 동력으로 인정하고, 현장이 납득할 수 있는 진정성 있는 제시안을 들고 대화 테이블에 앉아야 한다.

그것이 진정한 책임경영이다.

포스코 노조에게도 간곡히 호소한다. 92.2%라는 찬성표를 통해 여러분의 단결된 힘과 정당한 분노는 이미 회사와 사회에 충분히 전달됐다.

쟁의권은 목적이 아니라 합리적 타결을 위한 수단임을 노조 스스로도 천명하지 않았는가.

지금 삼성전자를 비롯해 전국의 대기업이 겪고 있는 진통을 온 국민이 지켜보고 있다. 노동자의 권리 쟁취는 당연하지만, 기업이 생존해야 노동의 터전도 지킬 수 있다.

대한민국 전체 노동자들이 포스코 노조의 발걸음을 주시하고 있는 만큼, 합리적이고 대승적인 차원에서 기업을 살리고 지역을 살리는 지혜로운 타결의 길을 열어주기를 바란다.

'노동 없는 기업'은 미래가 없고, '기업 없는 노동'은 생존할 수 없다.

저는 포스코의 저력을 믿는다.

지난 수십 년간 숱한 위기를 극복해 온 포스코 노사가 이번에도 감정적 대립을 멈추고 서로를 끌어안기를 바란다.

사측의 '진정성 있는 결단'과 노조의 '합리적인 양보'가 만나 포스코가 포항을 넘어 대한민국 산업계에 진정한 상생의 역사를 다시 한번 써 내려가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tk@tf.co.kr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