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도 소방관 순직사고…인력 부족에 위험정보 공유·현장전술 모두 미흡


소방청 합동조사 결과 발표

완도 순직 소방관들의 영결식이 지난 4월 14일 완도군 농어민문화체육센터에서 유족과 동료 소방관들의 애도 속에 엄수됐다. /완도군 제공

[더팩트ㅣ완도=조효근 기자] 지난 4월 전남광주시 완도군 냉동창고 화재 현장에서 소방관 2명이 순직한 사고는 화재 건축물의 위험정보가 현장 대원들에게 충분히 전달되지 않은 상태에서 내부 진압이 이뤄지면서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우레탄 폼 건축물 화재 대응 절차와 현장 지휘, 전략·전술 판단, 안전장비 관리도 미흡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소방청은 3일 완도 냉동창고 순직사고와 관련한 소방합동조사단 조사 결과와 재발방지 대책을 발표했다.

조사단은 사고 직후 소방청 기획조정관을 단장으로 외부 전문가와 소방노조 관계자 등 27명으로 꾸려졌다.

조사단은 지난 4월 20일부터 5월 19일까지 화재 원인과 순직사고 발생 경위, 화재 실증실험, 현장 대응과 안전관리상 문제점 등을 조사했다.

화재는 지난 4월 12일 오전 8시 25분쯤 완도군 군외면의 한 냉동창고에서 발생했다.

당시 작업자가 바닥 에폭시 제거를 위해 LP가스 토치로 가열 작업을 하던 중 불티로 추정되는 에폭시 조각이 바닥과 벽면 강판 틈새로 들어갔고, 이 불티가 강판 뒤쪽 우레탄 폼에 옮겨붙은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창고는 층고가 약 6.4m였지만 출입구 높이는 약 3m로 낮고, 내부에 별도 창문이나 개구부가 없는 밀폐 구조였다.

우레탄 폼이 열분해되며 발생한 가연성 가스가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하고 천장부에 쌓였고, 불길이 강판 뒤쪽을 따라 천장부로 번지면서 화재가스발화가 급격히 발생한 것으로 조사단은 추정했다.

신고를 받고 현장에 도착한 소방대원들은 벽면 강판을 절단하고 화점을 찾는 등 내부 중심의 진압작전을 벌였다.

이후 오전 8시 53분쯤 천장 좌측 구석에서 화염이 보이자 구조대 부대장이 내부 대원들에게 철수를 지시했다.

그러나 급격한 연소 확대로 내부에 있던 대원 7명 가운데 5명만 빠져나왔고, 고(故) 박승원 소방위와 고 노태영 소방사는 탈출하지 못해 순직했다.

조사단은 이번 사고의 주요 원인으로 위험정보 공유 부족을 꼽았다.

우레탄 폼 건축물의 위험성이 현장 출동대에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고, 현장 지휘 체계와 상황평가, 전략·전술 결정도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는 판단이다.

우레탄 폼 화재에 대한 표준작전절차가 미비했고, 신속동료구조팀 운영과 열화상카메라 등 안전장비 관리도 부족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펌프차 진압대원 부족으로 2인 1조 원칙이 지켜지지 못한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앞서 합동조사 과정에서도 군 단위 소방서의 고질적인 인력 부족과 '1인 다역' 구조가 현장 대응 능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소방청은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재발방지 대책을 추진한다.

우선 재난 현장의 위험정보와 전략·전술 정보가 출동대에 실시간으로 제공될 수 있도록 119상황관제시스템을 개선한다.

119상황근무자 교육도 강화해 초기 신고 접수 단계부터 필요한 정보가 현장에 빠르게 전달되도록 할 방침이다.

현장지휘 체계도 보완한다.

소방청은 현장지휘관 보직자를 대상으로 집중 교육을 실시하고, 우레탄 폼과 샌드위치패널 등 고위험 특수화재 위험성 교육을 확대하기로 했다.

선착대장과 지휘팀장이 현장 도착 즉시 지휘권을 선언하고 상황평가와 전략·전술 결정을 체계적으로 수행하도록 표준절차도 손볼 계획이다.

인명구조 가능성이 없는 경우에는 방어적 전략·전술을 우선 적용하는 원칙도 세운다.

우레탄 폼 마감 창고 등 고위험 화재 현장에서는 신속동료구조팀을 선제적으로 편성·운영하도록 의무화한다.

위험지역에 소방관을 직접 투입하는 일을 줄이기 위해 무인소방로봇 등 첨단장비 보급도 확대한다.

열화상카메라 등 안전장비에 대한 정기 점검과 관리 체계도 강화된다.

소방청은 현장 활동에 필요한 인력 약 5000명을 2030년까지 단계적으로 확충하고, 지역별 재난 위험도와 현장 여건을 고려한 인력 재배치도 추진할 계획이다.

최용철 소방청장 직무대행은 "같은 사고가 반복되지 않도록 즉시 개선할 수 있는 사항부터 차근차근 보완하고, 중장기 과제에 대해서도 각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bbb250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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