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박수와 규탄 뒤엉킨 제11대 경기도의회 퇴임식


성희롱 유죄 의원 공로패 수여에 공무원노조 규탄 시위
기획재정위원회는 퇴임식 뒤 강원도 연찬회 강행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간부 조합원들이 24일 제11대 경기도의회 퇴임식이 열리는 도의회 청사 대회의실 앞에서 피켓시위를 하며 규탄 함성을 외치고 있다. /이승호 기자

[더팩트ㅣ수원=이승호 기자] 박수와 규탄의 함성이 뒤엉킨 퇴임식. 제11대 경기도의회의 마지막 장면이었다.

결국 국민의힘 대표의원이 단상에 올라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여야 했다.

24일 오전 경기도의회 지하 1층 대회의실 앞. 퇴임식을 한 시간여 앞둔 행사장 입구에는 '성희롱 가해자 공로패, 즉각 철회하라', '성희롱 유죄 의원 공로패? 부끄럽지 않습니까'라고 적힌 손팻말을 든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조합원들이 줄지어 섰다.

이들은 성희롱 발언으로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양우식 의원(국민의힘·비례)의 공로패 수여 철회를 요구했다. 또 퇴임식 직후 강원도 원주로 연찬회를 떠나는 기획재정위원회를 향해서도 "혈세 낭비"라고 규탄했다.

민을수 전공노 경기도청지부장은 "마지막 순간만큼 도의회의 책임 있는 모습을 기대했다"며 "우리가 1년 넘게 외쳤고, 법원도 유죄를 인정했다. 성희롱 가해자에게 대한민국 최대 광역의회가 공로패를 수여한다니, 과연 상식적인가. 도민 눈높이에 맞나. 부끄럽지 않나"라고 항의했다.

또 "심지어 (퇴임식 직후) 양우식 의원이 있는 기재위가 혈세로 연찬회를 떠난다. 마지막 순간까지 납득하기 어려운 일들이 반복되고 있다"며 "피해자는 외면하고 가해자는 감싼 의회, 책임은 회피하고 공로패를 주는 의회, 혈세 연찬회만 의회를 우리는 기억하겠다"고 규탄했다.

본회의장에서 제391회 정례회를 마친 도의원들이 하나둘 퇴임식장으로 들어서자 이들의 규탄 함성은 더욱 커졌다. 의원들은 굳은 표정으로 발걸음을 재촉했고, 일부는 노조를 향해 시선을 던졌지만 다가서는 이들은 없었다.

유호준 의원(민주당·남양주6)만이 이들 곁에서 '성희롱 가해자 양우식, 공로패가 왠말이냐. 가해자 비호·방관하는 김진경 의장 규탄한다'고 적힌 현수막을 펼치며 동참했다.

제11대 경기도의회 의원들이 24일 4년 공식의정 마무리하는 퇴임식이 끝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경기도의회

행사장은 제11대 도의원들과 도·도교육청 공직자들로 가득 찼지만, 논란의 중심에 선 양우식 의원은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퇴임사에 나선 의장과 교섭단체 대표의원 가운데 국민의힘 백현종 대표의원(구리1)만 유일하게 고개를 숙였다.

그는 단상에 올라 첫 일성으로 "의정활동을 마무리하는 이날까지 해결 못 한 부분이 있어서 야당 대표로서 죄송하다. 깔끔하게 해결하고 끝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고 도민을 향해 사과했다.

감사패와 공로패 수여식이 시작되자 행사장은 박수와 환호가 쏟아졌다. 항의와 규탄 발언이 이어지던 직전까지의 상황과 뒤엉켰다.

사회자는 불참한 양우식 의원을 공로패 수여자 명단에서 빼고 호명하지 않았다. 제작된 상패는 도의회사무처가 보관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퇴임식 직후 연찬회를 떠나는 기재위 조성환 위원장(민주당·파주2)은 관행대로 공로패를 받았다. 이날 퇴임식을 끝으로 제11대 도의회의 의정활동은 모두 마무리됐지만 기재위는 예정대로 이날 오후 3시 강원도 원주로 2박 3일 연찬회를 떠났다.

권한과 책임, 그리고 도민 눈높이 사이의 간극 속에서 제11대 도의회는 이렇게 막을 내렸다.

"잊지 않겠다. 기록하겠다. 그리고 제12대 도의회 지켜보겠다." 도청 한 공직자의 다짐이다.

경기도의회 조성환 기획재정위원장이 24일 제11대 도의회 퇴임식을 마친 뒤 이날 오후 3시쯤 강원도 원주로 연찬회를 가기 위해 버스에 오르고 있다. /이승호 기자
유호준 경기도의원과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조합원들이 24일 도의회 대회의실 앞에서 현수막과 피켓을 들고 항의를 하고 있다. 이들은 성희롱 가해 도의원에게 공로패를 주는 제11대 도의회를 규탄했다. /이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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