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이 살리려 했지만…광양시 유일 보건전문대 끝내 파산


14년간 이어온 대학교 회생 노력 결국 '허사'
정인화 시장 "재학생, 타 대학 편입 지원에 최선"

광양시의 유일한 보건전문대학인 광양보건대학교가 결국 파산 선고를 받으면서 32년 역사를 끝으로 마침표를 찍었다. 지역사회는 깊이 안타까워하고 있다. /광양보건대학교

[더팩트 l 광양=김영신 기자] 전남 광양시의 유일한 보건전문대학인 광양보건대학교가 결국 파산 선고를 받으면서 지역 사회에 깊은 안타까움을 남기고 있다.

광양시는 22일 입장문을 통해 "광양시에 남은 유일한 대학교가 끝내 파산에 이르게 된 현실에 대해 매우 안타깝고 유감스러운 심정"이라며 "시민들과 함께 정상 회생을 염원해 왔지만 좋은 결실을 맺지 못했다"고 밝혔다.

앞서 광주회생법원은 지난 19일 광양보건대학교를 운영하는 학교법인 양남학원에 대해 파산을 선고했다. 이로써 1994년 개교 이후 32년간 전남 동부권 보건 전문인력 양성의 산실 역할을 해온 광양보건대학교는 사실상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광양보건대의 위기는 지난 2012년 설립자 이홍하 씨의 대규모 교비 횡령 사건에서 시작됐다. 당시 교육당국 감사 결과 수백억 원대 교비 횡령 사실이 드러났고, 이후 국가장학금과 국고지원 제한, 학생 충원율 감소가 이어지며 대학 운영은 급속히 악화됐다. 결국 간호학과마저 폐과되면서 현재 재학생은 정원 대비 11% 수준인 115명까지 줄어들었다.

하지만 지역 사회는 마지막 순간까지 대학 회생의 희망을 놓지 않았다. 지난 2024년 광양YMCA와 광양YWCA, 광양참여연대, 광양환경운동연합 등 시민사회단체들은 '광양보건대학교 살리기 시민운동본부'를 출범시키고 범시민 운동에 나섰다. 시민 1만 원 후원운동과 대학 홍보, 신입생 유치 운동을 전개하며 지역의 유일한 보건전문대학을 지켜내기 위해 힘을 모았다.

시민운동본부는 당시 "광양에 하나뿐인 대학을 살리기 위해 시민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한다"며 지역 사회 연대를 호소했고, 광양시의회와 시민단체들도 정상화 운동에 적극 동참했다.

광양시 역시 2023년 광양시의회, 대학과 상생 협력 협약을 체결하고 정상화 탄원서 제출, 법인사무국 운영비 지원, 장학금 지원 등을 이어왔다. 백운장학회를 통해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1139명의 학생에게 6억 2700여만 원의 장학금을 지급했으며, 2020년 이후 법인사무국 운영비도 지원했다.

그러나 교육부는 올해 초 대학이 제출한 정상화 계획에 대해 재원 확보 증빙 부족과 재정 기여 계획의 신뢰성 미흡 등을 이유로 반려 결정을 내렸다. 이후 일부 교직원들의 파산 요청 탄원서까지 제출되면서 결국 회생의 문은 닫히게 됐다.

광양시는 앞으로 교육부와 법원, 학교 측과 협력해 재학생 보호에 집중할 계획이다.

정인화 광양시장은 "광양보건대학교의 존속은 지역 보건인재 양성과 지역 경제를 뒷받침하는 중요한 과제였다"며 "115명의 재학생들이 원하는 대학으로 편입해 학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지역 사회에서는 광양보건대학교 파산이 단순한 대학 한 곳의 폐교를 넘어 전남 동부권 보건전문 인력 양성 체계와 지역 교육 기반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설립자 비리로 시작된 위기 속에서도 시민사회와 지역이 10년 넘게 이어온 회생 노력이 끝내 결실을 맺지 못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더욱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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