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부산=손연우 기자] 정철원 협성건설 회장이 부산시 북항 복합환승센터 사업을 비판하는 시민단체 기자회견장을 찾아 참석자들과 설전을 벌이면서 현장에 한때 긴장감이 고조됐다. 사업을 둘러싼 갈등이 확산하는 모양새다.
정철원 회장은 22일 부산해양강국범시민추진협의회(부산해강협)와 미래사회를준비하는 시민공감(시민공감)이 부산역 하늘광장에서 진행한 북항 복합환승센터 사업 원점 재검토 촉구 기자회견장을 찾았다.
정 회장은 갑자기 기자회견 중인 시민단체 관계자들 앞에 서더니 자신의 입장을 설명하기 시작했는데 시민단체 관계자들은 정 회장의 얼굴을 알아보지 못했다.
그러자 정 회장은 "내 얼굴도 모르나"라고 말했고, 이에 시민단체 측이 강하게 반발하면서 한동안 기자회견이 중단됐다.
이지후 부산해강협 이사장은 "정철원 협성건설 회장이 기자회견 중에 나타나 기자회견이 진행되지 못하게 한 것은 기자회견을 하는 사람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며 "시민단체는 공익적 목적으로 시민 의견을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우리는 건설업계 회장을 만날 일이 없기 때문에 얼굴을 모르는 것이 당연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정 회장은 "부산항만공사(BPA)가 계약 해지 사유로 제시한 지구단위계획 위반과 개발 지연 문제에 대해서는 부산역과 환승센터를 단차 없이 연결하기 위해서는 추가 구조물 설치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현재 설계 변경은 진행 중"이라고 주장했다.
정 회장은 또 "당초 계획대로 부산역 3층과 환승센터를 연결하려면 별도의 데크 설치가 필요하고 이 경우 부산역 이용객이 2층에서 3층으로 이동해야 하는 불편이 발생한다"며 "변경된 설계안은 이러한 이용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한 현실적인 대안"이라며 부산항만공사 측의 계약 해지 사유에 반박했다.
앞서 부산항만공사는 지난 16일 환승센터 시공사업자인 피큐건설에 환승센터 토지매매계약 해제를 통보했다. 공공 보행로가 부산역 연결 보행로보다 3.3m 높게 설계돼 이대로 공사가 진행될 경우 부산역에서 부산항과 부산항대교로 바라보는 조망을 가로막고 노약자와 장애인의 보행도 어렵게 한다는 문제가 제기됐기 때문이다.
지역 시민사회에서는 복합환승센터 공사를 중단하고 공공성 훼손 여부 등을 점검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이날 부산해강협과 시민공감 측은 기자회견에서 "북항 복합환승센터 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대한민국 해양관문 조성사업 전반에 대한 전면 재점검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이번 사태는 단순한 민간사업자와 부산항만공사간 계약 분쟁이 아니라 북항 복합환승센터가 본래의 목적과 기능을 상실한 채 표류해 온 결과"라며 "북항재개발사업 전반에 대한 시민사회의 신뢰를 무너뜨린 중대한 사건"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복합환승센터는 단순한 민간 수익사업이나 부동산 개발사업이 아니라 대한민국 해양관문 체계를 완성하는 핵심 기반시설이어야 함에도 현재 사업은 환승 기능이 축소되고 공공성이 후퇴했으며 북항의 상징성과 관문 기능마저 훼손되고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