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광주=최치봉 기자] 광주소방본부 소속 여성 소방공무원 사망 사건이 직장 내 갑질과 음주 강요 의혹, 감찰조사 요청 묵살 논란으로 확산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직접 철저한 조사와 엄중 문책을 지시했다.
12일 유족 등에 따르면 올해 결혼을 앞둔 소방공무원 A 씨가 지난해 10월 숨진 채 발견됐다. 양가 상견례까지 마쳤던 딸의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은 가족과 동료들에게 큰 충격을 안겼다.
유족이 공개한 카카오톡 내용에는 딸이 직장내 잔심부름은 물론 회식을 강요 받는 등 갑질에 시달린 정황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대화 내용에는 소방공무원 A 씨가 약혼자에게 "나 진짜 많이 마셨엉", "빨리 와유", "죽을 것 같유" 등의 메시지를 보냈다.
또 "커피랑 술 심부름 시킴", "캐리어 2개 가져가야겠다"는 내용과 함께 해외여행을 앞두고 상급자의 요구로 술과 커피를 사오게 됐다는 취지의 대화도 있었다.
이어 "나 노래방 가야 될 것 같은데. C님이랑 둘이…가시고 싶다는데…"라는 메시지가 공개되면서 부적절한 회식 문화 의혹이 제기됐다.
논란은 A 씨 사망 이후 광주소방본부의 대응 과정으로 이어졌다.
유족 측에 따르면 광주소방본부는 A 씨가 숨진 지 일주일 만인 지난해 10월 10일 결재한 사망 면직서 공문에 고인의 심리상담 내용을 인용하며 '남자친구와의 관계 어려움 호소'라는 문구를 기재했다.
유족은 이에 대해 사망 원인을 '개인적인 연인 관계 문제로 해석하도록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특히 해당 문서가 내부 인사 시스템에 공개 상태로 게시되면서 조직 내에서 왜곡된 소문이 확산했고, 이 과정에서 유가족과 약혼자가 2차 피해를 입었다고 강조했다.
약혼자 B 씨는 "사실관계 확인 없이 작성된 문서가 또 다른 상처를 남겼다"고 말했다.
유족 측은 지난해 12월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한 뒤 광주소방본부에 강하게 항의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실질적인 감찰과 재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이창석 소방노조 위원장은 "직장내 구시대적 악습이 여전히 남아 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며 "음주 강요와 직장 내 괴롭힘 의혹, 감찰 부실 의혹에 대해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아직도 이런 구태 공직자들이 있다니 참으로 개탄스럽다"며 회식 음주 강요 등 소방관의 사망 원인과 경위는 물론 감찰조사 요청 묵살 경위까지 철저히 조사할 것을 지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