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경주=박진홍 기자] 지난 1995년 민선 지방자치 출범 이후 경주 최초로 '3선 연임' 고지에 오른 주낙영 경주시장.
요즘 지역 정가에서는 그를 두고 '관운(官運)이 타고난 사나이'라는 수식어가 심심치 않게 흘러나온다.
물론 주 시장은 지난 1985년 행정고시(29회) 합격 이후 대통령실 선임행정관, 행정안전부 정책관, 경북도 행정부지사 등을 역임한 지역의 대표적인 행정 전문가다.
하지만 그의 지난 관직 생활과 경주시장 3선에 이르는 정치 역정을 되돌아보면 결정적인 고비 때마다 예상치 않던 활로가 열렸다.
이른바 '운칠기삼(運七技三)'의 연속이었다.
2015년 당시 53세라는 비교적 젊은 나이에 1급 고위 공무원인 경북도 행정부지사를 2년 넘게 지낸 주 시장은 지역 내에서 마땅한 후속 보직을 찾지 못해 공직 생활의 기로에 서 있었다.
이때 예상치 못한 상황이 벌어졌다.
중국을 방문 중이던 행자부 지방행정연수원 교육생들이 교통사고로 사망했고, 현지 수습에 나섰던 연수원장마저 불의의 사고를 당한 것이다.
이로 인해 공석이 된 연수원장 자리에 주 시장이 취임했다.
2년 뒤 퇴직 후 2018년 제7회 지방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주 시장은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공천을 받으며 비교적 수월하게 안착했다.
당시 여론조사 1위였던 최양식 시장이 지역구 김석기 국회의원과의 불화설 속에 컷오프(공천 배제)됐다.
또 강력한 경쟁자였던 이동우 전 경주세계문화엑스포 사무총장마저 선거법 위반으로 구속되는 대형 악재가 터졌다.
결국 주 시장은 본선에서 34.99%의 득표율로 무소속 후보들을 누르고 초선 고지에 올랐다.
4년 뒤 재선 역시 김 의원의 지원 속에 78.86%라는 압도적 득표율로 가볍게 성공했다.
이번 3선 도전은 험난한 가시밭길이 예상됐다.
당초 정가에서는 당내 경선 라이벌인 박병훈 후보가 탈당 후 무소속으로 출마할 경우, 박 후보의 고정표(20%)와 더불어민주당 지지표(30%)가 결집해 주 시장이 고전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그러나 박 후보는 탈당 대신 국민의힘 경선을 택했고, 막판에 지역구 김석기 의원이 주 시장의 손을 들어주며 판세가 급변했다.
물론 주 시장의 3선은 'APEC 성공 등 시정 성과에 대한 평가', '능력과 경험이 검증된 행정전문가' 등에 대한 시민들의 신뢰도가 기본적으로 쌓여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3선 가도에 오른 주 시장 앞에는 이제 여러 가지 숙제들이 놓여 있다.
이중 지역에서 가장 염려하는 점은 '3선 레임덕'으로 인한 부작용이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공직 사회 내부, 고삐 조이기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직 경북도 고위공무원 A 씨는 "기초든 광역이든 단체장이 3선에 이르면 공무원들이 복지부동하거나 말을 듣지 않는 레임덕 현상이 비일비재하다"며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실제로 최근 경주시청 안팎에서는 일부 실무 팀장급 등 6·7급 공무원들과 업자 간의 밀착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또 과도한 연공서열 중심의 승진 관행으로 인해 "열심히 일할 필요가 없다"는 공직자들의 자조 섞인 불만도 상당하다.
주 시장은 사석에서 "경북도지사 도전이 최종 목표"라는 속내를 넌지시 드러낸 적이 있다고 한다.
그런데 마침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8일 가진 기자회견에서 "2년 뒤 대구·경북(TK) 행정통합은 힘들 것"이라고 공식 언급하면서 상황이 묘하게 돌아가고 있다.
4년 뒤 주낙영 시장의 '경북도청 입성 시나리오'가 현실화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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