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광주=조효근 기자]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스타벅스코리아의 '5·18 탱크데이' 논란과 관련해 직접 사과했지만, 광주 오월단체와 광주시는 일제히 "진정성 없는 사과"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5·18 공법 3단체와 5·18기념재단은 26일 공동 성명을 내고 "역사를 모욕한 자의 빈껍데기 사과를 거부한다"며 "정용진의 사과는 오월 영령과 광주시민을 기만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진정한 반성과 책임 없는 형식적 사과는 또 다른 모욕이며 기만일 뿐"이라며 "문제의 본질은 단순한 말실수가 아니라 오월의 상처와 국가폭력의 기억을 얼마나 가볍게 여기고 있었는가에 있다"고 밝혔다.
단체들은 특히 스타벅스 마케팅에 등장한 '탱크'라는 표현이 1980년 5월 시민들을 향해 진입했던 계엄군의 장갑차와 국가폭력의 공포를 떠올리게 하는 역사적 상징이라고 지적했다.
또 '책상에 탁'이란 표현에 대해선 "군사독재 시절 어두운 기억을 상징하는 말"이라며 "역사적 아픔에 대한 무지이자 사회적 책임을 망각한 행위"라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오월단체는 정 회장과 신세계그룹을 향해 △진정성 있는 반성과 책임 있는 후속 조치 △재발 방지 대책 공개 △피해자들을 대하는 책임 있는 자세를 요구했다.
특히 "정용진은 이번 '탱크데이' 논란의 모든 책임을 지고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밝혔다.
공동 성명에는 공법단체 5·18민주유공자유족회, 5·18민주화운동부상자회, 5·18민주화운동공로자회, 5·18기념재단이 이름을 올렸다.
광주시도 정 회장의 기자회견을 강하게 비판했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이날 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용진 회장의 기자회견은 사과, 진상 규명, 책임이 모두 빠진 '3무(無) 기자회견'이었다"며 "사과한다고 하면서 직원을 방패 삼아 숨었다"고 지적했다.
강 시장은 "모든 책임은 본인에게 있다고 했지만 구체적인 책임은 지지 않았다"며 "국민과 광주시민은 더 철저한 진상규명과 확실한 책임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사안을 단순한 해프닝이나 표현상의 실수로 볼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강 시장은 "민주주의 역사에 대한 부정과 5·18에 대한 조롱과 모욕을 방관한다면 대한민국 민주주의는 위협받을 수밖에 없다"며 "개헌과 입법, 철저한 수사를 통한 재발 방지와 역사 왜곡 근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의 사과에도 불구하고 광주 지역 반응은 오히려 더 냉각되는 분위기다.
오월단체가 공개적으로 사퇴까지 요구하고, 광주시 역시 '3무 기자회견'이라고 규정하면서 이번 논란은 사과를 넘어 책임 이행과 제도적 대응을 둘러싼 공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