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영주=김성권 기자] 경북 영주시의 대표 문화유산인 소수서원이 밤이 되면 전혀 다른 공간으로 변신하고 있다.
전통의 고즈넉함 위에 빛과 예술을 입힌 야간개장이 관광객들의 발길을 끌며, 지역 관광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4일 영주시에 따르면 이번 소수서원의 야간개장은 '2026 영주 한국 선비문화축제'와 연계해 기획된 프로그램으로, 단순한 '개방' 수준을 넘어 체류형 관광 콘텐츠로 확장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지난 2일 점등식을 시작으로 운영에 들어간 이후 낮과는 다른 감성의 문화유산 체험을 찾는 관람객들의 방문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빛'을 활용한 공간 재해석이다. 매표소부터 탁청지 일원까지 이어지는 동선에는 수목등, 스탠드 조명, 유등이 조화를 이루며 은은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여기에 미디어아트와 플랜트월, 조형물 포토존이 더해지며 전통과 현대적 감각이 공존하는 새로운 관람 경험을 제공한다.
이 같은 연출은 단순한 시각적 효과를 넘어 문화유산을 보다 친숙하게 느끼게 하는 역할을 한다. 관람객들은 어둠 속에서 더욱 또렷해지는 건축의 윤곽과 자연의 질감을 따라 걸으며, 낮에는 미처 느끼지 못했던 서원의 정취를 새롭게 체험한다. '정적인 유산'이 '머무르는 공간'으로 확장되는 순간이다.
실제 방문객들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가족 단위 관람객부터 젊은 층까지 다양한 연령대가 찾고 있으며, 사진 촬영과 산책, 체험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야경 명소'로 빠르게 자리 잡는 분위기다. 이는 최근 관광 트렌드인 '야간 콘텐츠'와 '감성 소비'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운영 방식 또한 안정성을 고려했다. 이달 31일까지 매주 금·토·일요일과 공휴일 오후 7시부터 10시까지 제한적으로 개방해 밀집도를 조절하고, 야간 경비 인력 배치와 순찰 강화 등 안전관리도 병행하고 있다. 무료 개방 정책 역시 접근성을 높이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이번 야간개장은 지역 관광 전략 측면에서도 시사점을 던진다. 세계유산이라는 자산에 '시간의 확장'을 더함으로써, 낮 중심의 단일 관람 구조에서 벗어나 체류 시간을 늘리고 소비를 유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이는 향후 지역 경제 활성화로 이어질 가능성도 내포한다.
영주시는 이번 성과를 바탕으로 세계유산을 활용한 다양한 야간·체류형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발굴한다는 계획이다. 전통과 현대, 자연과 기술이 어우러진 야간의 소수서원이 지역 관광의 새로운 축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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