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대전=정예준 기자] 대전 오월드에서 탈출한 늑대 '늑구' 수색 과정에 혼선을 초래한 가짜 사진 유포자가 경찰에 붙잡혔다.
대전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24일 생성형 인공지능(AI)을 이용해 조작한 늑대 목격 사진을 유포, 경찰·소방 당국의 수색 업무를 방해한 혐의(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로 40대 A 씨를 검거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A 씨를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A 씨는 지난 8일 오전 9시 18분쯤 대전 중구 사정동 오월드 사파리에서 생후 2년 된 수컷 회색늑대 '늑구'가 탈출하자, 오월드 네거리 인근 도로를 배회하는 것처럼 보이는 가짜 사진을 제작·유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휴대전화로 촬영한 배경 사진에 생성형 AI 프로그램을 활용해 늑대 이미지를 합성한 뒤 업무용 단체 채팅방(SNS) 등에 '실제 목격 사진'처럼 퍼뜨린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경찰은 오전 10시 21분 신고를 접수하고 기동대와 특공대, 소방·군 등 250여 명 규모의 수색팀을 투입해 오월드 인근 야산과 보문산 일대를 중심으로 수색을 진행하고 있었다.
그러나 낮 12시 전후 해당 사진이 '시민 제보' 형태로 확산되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사진은 수색 당국에까지 보고됐고, 대전시는 오후 1시 56분 '늑대가 오월드 네거리 쪽으로 이동했다'는 내용의 재난 문자를 발송했다.
이후 조작된 사진은 대전시 포획 상황 브리핑과 소방 당국의 공식 발표에도 반영됐다.
수색 전략 역시 크게 흔들렸다. 당국은 기존 수색 범위를 오월드 네거리 일대로 긴급하게 변경했고, 경찰 기동대와 특공대 등 71명을 해당 지역에 집중 배치했다. 수색 본부도 인근 초등학교로 옮겨졌다.
하지만 해당 사진이 허위로 드러나면서 수색에 혼선을 부른 행위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다. 특히 '늑구' 포획의 핵심 시기인 24~48시간 골든타임에 차질이 빚어졌고, 결과적으로 포획 시점이 최대 9일가량 지연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경찰은 오월드 주변 폐쇄회로(CC)TV와 유포된 사진을 대조·분석해 A 씨를 특정한 뒤 생성형 AI 프로그램 사용 기록과 사진 생성 및 업로드 이력 등을 확보해 그를 검거했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자신의 범행을 인정하며 "재미로 그랬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누구나 실제와 구별하기 어려운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환경에서 허위 정보 유포는 단순 장난이 아니라 시민 안전을 위협하는 중대한 범죄"라며 "허위 정보가 공무집행 방해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끝까지 추적해 엄정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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