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 '황준량 종가 고문서', 경북 유형문화유산 지정


퇴계 문인 황준량과 관련된 핵심 자료들

황준량 소장 고문서. 백패(왼쪽)와 홍패. /영주시

[더팩트ㅣ영주=김성권 기자] 경북 영주시가 또 하나의 역사적 보물을 품게 됐다. 영주시는 24일 '영주 황준량 종가 소장 고문서'가 경상북도 유형문화유산으로 공식 지정됐다고 밝혔다.

이번 지정은 지역 유교문화의 깊이를 재조명하는 계기로, 영주가 지닌 '선비도시'의 정체성을 다시 한번 부각시키고 있다.

이번에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고문서는 조선시대 풍기 지역을 대표하는 학자 황준량과 관련된 핵심 자료들이다. 퇴계 이황의 문인(門人)인 황준량은 학문적 성취뿐 아니라 행정 능력까지 겸비한 인물로 평가된다. 특히 목민관으로서 백성을 위한 정치를 실천한 인물로, 오늘날까지도 '청백리'의 전형으로 회자된다.

총 8점으로 구성된 이번 고문서는 단순한 개인 기록을 넘어 조선시대 지역사회와 관료제, 그리고 유교적 가치관을 입체적으로 보여주는 귀중한 사료다.

주요 구성은 △과거 급제를 증명하는 교지류(백패·홍패) △황준량 친필 '금계유묵' △이황이 직접 쓴 제문 △추증 교지 △서원 정착 과정이 담긴 '녹봉정사 사적' 등이다.

경상북도 유형문화유산 지정 퇴계선생 친필제문. /영주시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1540년(중종 35년) 문과 을과 제2인으로 급제한 사실이 기록된 '홍패'다. 이는 당시 과거제도의 운영과 인재 선발 방식을 보여주는 실증 자료로 평가된다.

또한 이황이 제자의 죽음을 애도하며 직접 작성한 제문은 두 인물 간의 사제 관계를 생생하게 드러내며, 유교적 인간관계의 정수를 보여준다.

일부 고문서는 조선 전기에 제작된 것으로 확인되며, 제작 시기와 보존 상태 모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학계에서는 이번 자료들이 조선시대 지방 사회 연구와 유교문화 연구에 중요한 전환점을 제공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지정으로 영주시는 총 153건의 지정 문화유산을 보유하게 됐다.

영주시는 앞으로 해당 고문서를 체계적으로 보존하는 동시에 전시와 교육, 관광 자원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지역민은 물론 방문객들에게도 살아있는 역사 교육의 장을 제공하겠다는 구상이다.

엄태현 영주시장 권한대행은 "이번 지정은 영주가 지닌 유교문화의 깊이를 다시 한번 입증한 사례"라며 "앞으로도 문화유산의 보존과 활용을 통해 지역의 역사적 가치를 널리 알리겠다"고 밝혔다.

이번 문화유산 지정으로 퇴계의 학맥을 잇는 한 선비의 기록이 오늘날 다시 빛을 발하며, 영주의 역사와 정체성을 더욱 단단히 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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