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울릉=김성권 기자] 대한민국 동쪽 끝 독도에서 행정이 움직였다. 책상이 아닌 현장에서, 그것도 국토의 최전선에서 울린 행정의 목소리는 그 자체로 상징성을 지닌다.
경북 울릉군은 20일 독도 현지에서 '화상 간부회의'를 개최하며 영토 수호 의지를 행동으로 드러냈다. 단순 방문을 넘어 '현장 중심 행정'과 '디지털 행정'의 결합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더했다.
◇독도에서 열린 간부회의…"현장이 곧 회의실"남한권 울릉군수와 화상회의 전담 직원들은 회의 준비를 위해 휴일인 19일 어업지도선을 이용해 독도에 입도했다. 이들은 접안 시설과 주요 기반시설을 사전 점검하고, 서도 주민 숙소에서 1박하며 현지 근무자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이튿날인 20일 오전 8시 30분, 남 군수는 위성 기반 화상 시스템을 통해 군청과 연결된 간부회의를 진행했다. 독도의 실시간 영상이 그대로 회의 자료로 활용됐고, 본청 간부들은 화면을 통해 현장을 직접 확인하며 의사결정에 참여했다.
행정의 무대가 사무실에서 현장으로 이동한 순간이었다.
◇"눈으로 보고, 바로 결정"…속도 높인 현장 행정
이번 회의의 핵심은 '즉시성'이다. 현장에서 확인된 사항이 지체 없이 공유되고, 그 자리에서 대응 방향이 논의됐다.
기존의 '보고→검토→지시' 방식이 '현장 확인→즉시 논의→결정' 구조로 압축된 것이다.
기상 변화가 잦고 접근성이 제한적인 독도의 특성을 고려할 때 이러한 방식은 향후 재난 대응과 시설 관리에서도 높은 효율성을 가질 것으로 기대된다.
◇접안시설·등대·탐방로까지…전방위 안전 점검회의에 앞서 진행된 현장 점검도 빈틈없이 이뤄졌다. 주요 점검 대상은 접안시설, 독도 등대, 방파제, 탐방로 등이다.
특히 봄철 해빙기를 맞아 발생할 수 있는 낙석 위험 요소와 시설물 노후 상태를 집중적으로 확인했다. 관광객과 상주 인원의 안전 확보는 물론, 국민들이 독도를 안전하게 체감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독도 주권, 말이 아닌 실행으로현장에서 열린 회의에서 남 군수는 강한 메시지를 남겼다.
"독도는 우리 민족의 자존심이자 영토 수호의 상징입니다. 오늘 이 자리는 책상 위 행정이 아닌, 현장에서 실효적 지배를 강화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입니다."
상징을 넘어 실제 행정 행위로 주권을 드러내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발언이다.
◇'스마트 독도 관리' 본격화…상시 모니터링 체계 구축
울릉군은 이번 회의를 계기로 독도 관리 체계를 한 단계 끌어올릴 계획이다. 핵심은 '상시 연결'이다.
위성통신과 화상회의 시스템을 활용해 기상 악화 등으로 접근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실시간 관리가 가능한 구조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이는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 '항상 관리되고 있는 영토'라는 실효적 지배의 상징적 장치로도 작용할 전망이다.
◇영토 수호의 새로운 방식…"행정이 답하다"이번 독도 현장 화상 간부회의는 하나의 질문을 던진다. 영토 수호는 군사적 대응만으로 이루어지는가.
울릉군의 답은 명확하다. 행정 또한 영토를 지키는 중요한 방식이라는 것이다. 독도에서 열린 이번 회의는 '보여주기 행사'를 넘어 현장·기술·행정이 결합된 새로운 영토 관리 모델로 평가된다.
그리고 그 울림은 대한민국의 가장 동쪽에서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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