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세종=김형중 기자] 박수현 더불어민주당 의원(공주·부여·청양)이 충남도지사 후보로 확정되면서 공주·부여·청양 지역 정가가 다시 요동치고 있다. 그의 '사퇴 시점'과 정진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의 '출마설'이 맞물리며 지역 민심은 선택의 기로에 섰다.
정 전 실장의 움직임이 고개를 들고 있다. 최근 지역 민심을 살피면서 사실상 출마 분위기 조성에 나선 것으로 전해진다. 아직 공식 선언은 없지만 "지역 의견을 듣겠다"는 말은 정치권에서 흔히 쓰는 출마의 전주곡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누가 나오느냐'가 아니라 '왜 다시냐'는 물음이다. 5선 중진 정치인(정 전 실장)의 귀환 자체는 낯선 일이 아니다. 그러나 지역사회가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이유는 따로 있다. 부친 고 정석모 전 내무부 장관의 6선, 사돈인 박덕흠 의원의 4선을 더하면 한 집안에서만 15선의 의정 이력이 쌓여 피로감이 있다.
지역 정치의 세대교체 요구와 맞물리면서 피로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반세기 넘는 가족 정치 동안 지역에 무엇이 달라졌느냐"는 냉소는 단순한 감정적 반응이 아니라 구조적 불만에 가깝다. 새로운 인물의 진입 통로가 막히고 있다는 위기의식도 적지 않다.
여기에 정치적 부담도 적지 않다. 정 전 실장이 윤석열 정권 핵심 인사였다는 점에서 '정권 심판론'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방탄 출마' 의혹 역시 부담이다. 국회의원 신분이 갖는 불체포특권을 의식한 것 아니냐는 시선이다.
공천 과정 역시 뇌관이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이 사돈 관계인 박덕흠 의원이라는 점에서 '공정성' 논란이 불거질 가능성이 크다. 공천이 현실화될 경우 '사돈 찬스'라는 프레임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다만 이번 판의 열쇠는 여전히 박수현 의원이 쥐고 있다.
국회의원직 사퇴 시점에 따라 보궐선거가 올해 치러질지, 내년으로 넘어갈지가 갈린다.
현행 규정상 지방선거와 동시에 보궐선거를 치르려면 4월 30일까지 사퇴해야 한다. 반대로 시점을 넘기면 선거는 내년 4월로 미뤄진다. 정치적 해석이 개입될 여지가 큰 대목이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전략적 판단이 거론된다. 올해 선거를 치를 경우 정 전 실장에게 유리한 구도가 형성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반대로 내년으로 넘기면 인물군을 재정비할 시간을 벌 수 있다. 실제로 박정현 전 부여군수의 등판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 지점에서 국민의힘은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국민의힘 김효은 대변인은 "의원직을 당의 유불리에 따라 쥐고 놓는 것은 지역민을 볼모로 한 비겁한 정치"라며 "사퇴 시점을 명확히 하라"고 비판했다.
결국 이번 사안은 단순한 인물 경쟁을 넘어선다.
한쪽에는 '정치 명분'과 '세대교체' 요구가, 다른 한쪽에는 '선거 전략'과 '현실 정치'가 놓여 있다.
정 전 실장의 출마 여부, 박 의원의 사퇴 시점. 두 정치인의 선택이 맞물리는 순간, 공주·부여·청양의 민심은 단순한 보궐선거를 넘어 지역 정치의 방향을 가늠하는 시험대에 오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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