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완도=최치봉 기자] "아버지는 나의 영웅입니다. 앞길이 막막하고 가슴이 아리지만 아버지 같은 멋진 가장이 되겠습니다."
전남 완도군 수산물 냉동창고 화재 진압 도중 희생된 고(故) 박승원(44) 소방경과 고(故) 노태영(30) 소방교의 영결식이 14일 엄수됐다.
"아버지의 얼굴을 다시 볼 수 없다는 현실이 믿기지 않습니다."
박 소방경 아들(15)의 추모사가 이어지자, 장내는 흐느낌으로 가득 찼다. 유족, 참석자들의 애도와 울먹임은 행사 내내 이어졌다.
이날 완도군농어민문화체육센터에서 전남도장으로 치러진 영결식은 △국민의례 △약력 보고 △특진·훈장추서 영결사 △헌화·분향 등의 순으로 1시간가량 진행됐다.
박 소방관의 동료 임동현 씨는 "남은 우리는 그 자리에서 당신의 몫까지 함께 짊어지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 나가겠다"며 받아들이기 힘든 현실 앞에 고개를 숙였다.
노 소방교의 동료 임준혁 씨는 "소방관으로서 가장 행복한 꿈을 꾸며 지내왔건만 한순간에 멈춰야 하는 세상이 원망스럽다"며 "다치지 말고 오래 함께 일하자는 평범한 약속을 지키지 못한 동생을 용서해 달라"고 울먹였다.
행사장 안팎과 완도읍내 등 사람이 모이는 곳에서는 최근 화재와 희생자 사연이 오갔다. 사람들은 세 자녀를 남긴 박 소방경과 결혼을 몇 달 앞두고 순직한 노 소방교의 기막힌 사연에 눈시울을 붉혔다.
주민 A(69) 씨는 "누구의 희생인들 안타깝지 않을까마는 결혼을 앞둔 소방관의 사연을 듣고 비슷한 또래의 아들 얼굴이 겹쳐졌다"며 "이런 참사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도 조전을 보내고 고인들을 추도했다. 이 대통령은 "국민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뜨거운 불길로 뛰어든 고인의 투철한 사명감과 헌신이 오늘도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었다는 것을 반드시 기억하겠다"고 말했다.
이들 소방관은 지난 12일 완도군 군외면 한 수산물 가공업체 냉동창고 화재 진압에 나섰다가 순직했다. 이들의 유해는 이날 동료 소방관들의 마지막 배웅을 받으며 대전현충원으로 옮겨진 뒤 안장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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