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6년만에 납북한 소방관 아버지 찾아…수원시장에게 온 '감사 편지'


시 새빛민원실 방문 민원인, 공무원들 도움으로 아버지 기록 찾아

최윤한씨가 이재준 수원시장에게 보낸 감사편지 /수원시

[더팩트ㅣ수원=박아론 기자] "수십 년 동안 가슴 아파하며 그리워했던 아버지였습니다. (아버지를 찾기까지의 과정은) 행정 지원을 넘어 위로이자 희망이 됐습니다."

경기 수원시 베테랑 공무원들의 도움으로 76년만에 납북해 연락이 끊겼던 아버지 기록을 찾은 최윤한 씨(82)는 최근 이재준 시장에게 편지를 보내 연신 감사의 말을 전했다.

최 씨는 지난해 6월 아버지 故(고) 최호철 씨(1917년생) 기록을 찾고자 시 새빛민원실을 방문했다. 이미 여러기관을 찾아다녔지만 번번히 실패를 거듭했던 터라,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이었다.

그가 대해 알고 있는 아버지의 정보라고는 '1950년 납북'했고, '납북 전 의용소방대에서 활동했다'는 사실 뿐이었다.

시 새빛민원실 소속 김영덕·김남현·구원서 베테랑 팀장은 최 씨의 민원을 접수하고, 곧바로 '민원 후견인'을 자처했다. 이후 경찰청부터 소방청, 국가기록원, 통일부까지 여러 관계기관에 최 씨 아버지의 기록을 요청했다.

그 결과 민원 접수 3개월여만에 통일부로부터 최 씨의 아버지를 납북자로 공식 결정한 기록과 당시 직업이 소방관이었던 기록을 확인했다.

팀장들은 이어 더 자세한 자료를 찾고자 유족과 함께 파주에 있는 국립 6.25전쟁납북자기념관을 방문했다. 그곳 전시관 벽면과 야외 추모비에는 고 최호철 씨 이름이 등재돼 있었다.

지난 3월 19일 수원소방서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5주년 의용소방대의 날 기념식에서 최윤한 씨(왼쪽 2번째)가 아버지 고 최호철 씨의 명예의용소방대원 위촉장, 감사패를 받고 새빛민원실 베테랑팀장, 조창래 수원소방서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수원시

최 씨는 76년만에 생이별했던 아버지의 기록을 처음 확인하며 추모비에 새겨진 아버지의 이름을 손으로 어루만지며 눈시울을 붉혔다.

팀장들은 뒤이어 경기도의용소방대 연합회장, 경기도소방재난본부 관계자를 찾아가 최호철 씨의 공적을 기리고 유가족을 예우할 방안을 논의했다. 이후 수원소방서는 고 최호철씨를 명예의용소방대원으로 위촉했고 지난 3월 19일 열린 의용소방대의 날 행사에 유가족을 초청해 위촉장을 수여했다.

의용소방대연합회는 유가족에게 감사패를 전달했고 경기도의용소방대연합회에서는 명예의용소방대원 위촉패를 수여했다.

최 씨는 도움을 준 공무원 3명의 팀장들에게 "덕분에 아버지를 향한 발걸음을 멈추지 않을 수 있었다"며 감사의 말을 전했다. 김영덕 등 시 소속 3명의 팀장들은 "납북자들은 때로 월북이라는 오해를 받아 유가족들이 상처받는 경우가 많다"며 "고 최호철씨의 삶이 다시 조명되고, 명예를 찾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vv830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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