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교사노조 "현장체험학습 전면 재검토해야"


교사 지도·통제 벗어난 외부 요인 사고까지 책임 전가
"교육활동이란 이유로 교사에게 책임 묻는 것은 부당"

세종교사노조.로고. /세종교사노조

[더팩트ㅣ세종=김형중 기자] 세종 지역 중학생 체험학습 이동 중 발생한 터널 내 연쇄 추돌 사고를 계기로 현장체험학습 제도를 둘러싼 안전 논란이 다시 불거졌다.

세종교사노동조합은 31일 보도자료를 통해 "현행 운영 방식으로는 교사와 학생의 안전을 담보할 수 없다"며 제도 전면 재검토를 촉구했다.

세종교사노조에 따르면 30일 체험학습을 위해 이동 중이던 학생 수송 버스들이 대전 구봉터널 정체 구간에서 잇따라 추돌했다. 도로 공사로 인한 차량 정체와 후속 충돌이 원인으로 파악됐다.

세종교사노조는 "교사의 지도·통제 범위를 벗어난 전형적인 외부 요인 사고"라며 "교육활동이라는 이유로 교사에게 책임을 묻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현장체험학습은 이동 단계부터 다양한 위험에 노출돼 있다.

특히 고속도로와 터널에서 발생하는 교통사고는 사전 예측이나 즉각 대응이 어렵다. 그럼에도 사고 발생 시 책임이 교사 개인에게 집중되는 것을 두고 현장 현실을 외면한 과도한 부담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세종교사노조가 지난해 11월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의 99.5%가 "현행 시스템으로는 체험학습 중 안전 확보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답했다.

일부 교사들은 숙박형 수련활동 과정에서 학교폭력, 성 관련 사안, 교권 침해 등이 발생해 교육과정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토로했다.

또 체험학습 일정이 교육적 필요보다 외부 요인에 의해 강행되면서 정작 인솔 책임을 지는 교사의 의견은 충분히 반영되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왔다.

세종교사노조는 "구조적 안전 대책이 미비한 상태에서 체험학습을 지속하는 것은 교사와 학생 모두를 위험에 노출시키는 일"이라며 "최근 판결 흐름까지 고려하면 예측 불가능한 사고에 대해서도 교사에게 법적 책임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로 인해 교육활동 전반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덧붙였다.

세종교사노조는 이어 "현장체험학습은 교사 개인의 헌신에 의존할 사안이 아니라 국가와 교육청이 안전을 제도적으로 보장해야 할 영역"이라며 이동 수단 관리, 위탁업체 점검, 사고 대응 매뉴얼 등 전반적인 시스템 재정비를 요구했다.

교사들의 실질적인 의사결정권 보장 필요성도 강조했다.

세종교사노조는 서울시교육청이 '현장체험학습 운영 길라잡이'를 개정해 교직원 회의를 통해 실시 여부를 결정하도록 한 사례를 들며 "교육 전문가인 교원의 판단이 전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예지 세종교사노조 위원장은 "부상 학생과 교직원들의 빠른 회복을 바란다"며 "심리적 충격을 겪은 구성원에 대한 치유 지원도 시급하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안전이 담보되지 않는 상황에서 반복되는 체험학습은 교육적 효과보다 위험과 부담만 키운다"며 "교사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구조가 지속된다면 제도 유지 자체가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종교사노조는 "안전이 확보되지 않는 교육활동은 정당성을 갖기 어렵다"며 "형식적으로 유지돼 온 현장체험학습을 전면 재검토하고 국가와 교육당국이 실질적 책임을 지는 방향으로 제도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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