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기했던 축구 꿈, 다시 뛰다"…지역사회가 이어준 한 소년의 '희망'


일곱 남매 가정 사연…"아이의 꿈을 응원하는 지역의 힘"
함께하는지역아동센터·중구유소년FC 도움으로 축구 다시 시작

중구유소년FC에서 활동 중인 호혜성 군. /대전 중구

[더팩트ㅣ대전=정예준 기자] 대전시 중구의 한 소년이 경제적 어려움으로 멈췄던 축구의 꿈을 지역사회의 도움으로 다시 이어가고 있다. 지역아동센터와 지역 축구클럽이 손을 맞잡고 한 아이의 꿈에 새로운 길을 열어준 사례다.

15일 중구에 따르면 관내 용두동에 사는 초등학교 6학년 호혜성 군은 최근 중구유소년FC에서 다시 축구화를 신고 운동장을 누비고 있다.

한때 가정 형편 때문에 포기해야 했던 축구를 지역사회의 도움으로 다시 시작하게 된 것이다.

혜성 군의 집에는 일곱 남매가 함께 살고 있다. 첫째 혜림, 둘째 혜성, 셋째 혜주, 넷째 혜정 등 네 명의 형제자매는 용두동에 있는 함께하는지역아동센터를 이용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다섯째도 유치원 입학과 함께 센터에 다니기 시작했다.

기초생활수급 가정인 이 가족의 경제적 여건은 넉넉하지 않지만 집 안에는 늘 아이들의 웃음과 이야기로 가득하다.

혜성 군의 어머니는 "아이들을 좋아하기도 했고 집 안이 바글바글한 게 좋았다"며 "힘들 때도 있지만 아이들이 삶의 이유이자 힘"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아이들을 키우는 과정이 항상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어머니는 "아이들이 아프거나 다쳤을 때, 또 다른 가정처럼 풍족하게 해주지 못할 때 가장 마음이 힘들었다"고 털어놓았다.

중구유소년FC에서 활동 중인 호혜성 군이 축구 연습하고 있는 모습. /대전 중구

특히 둘째 혜성 군의 이야기는 가족에게 오래 남은 기억이다.

어릴 때부터 운동을 좋아했던 혜성 군은 스포츠바우처 지원으로 6세부터 8세까지 합기도를 배우다 초등학교 축구부 테스트에도 합격했다. 그러나 매달 50만 원이 넘는 훈련비와 장비 구입비, 대회 참가비 등 부담이 커 결국 축구를 포기해야 했다.

어린 나이였지만 혜성 군은 부모의 형편을 이해한 듯 스스로 운동을 그만두겠다고 말했다.

이후 스포츠바우처가 가능한 축구클럽에서 다시 운동을 시작했지만 축구화를 마련하기 어려운 형편 탓에 몇 달 만에 또다시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

전환점은 함께하는지역아동센터의 상담 과정에서 찾아왔다.

센터는 혜성 군이 여전히 축구선수의 꿈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뒤 지역 자원을 연결하기 시작했고 그 과정에서 김보익 중구유소년FC 감독과 만남이 성사됐다.

혜성 군은 현재 중구유소년FC에서 훈련을 이어가고 있다. 축구를 다시 시작한 지 한 달 남짓이지만 훈련을 마치고 돌아오는 얼굴에는 활기가 가득하다.

함께 센터에 다니는 첫째 혜림 양도 FC에 합류해 남매가 함께 운동장을 누비고 있다.

혜성 군의 어머니는 "아이가 그렇게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그동안 못해준 것에 대한 미안함과 함께 다시 기회를 얻었다는 감사함이 크다"고 말했다.

함께하는지역아동센터 관계자는 "지역아동센터는 단순한 돌봄 공간을 넘어 아이들의 숨은 가능성을 발견하고 지역사회와 연결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며 "이번 사례는 지역사회가 함께 손을 내밀 때 한 아이의 꿈이 다시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경제적으로 넉넉하지는 않지만 서로를 응원하며 살아가는 일곱 남매 가족.

혜성 군의 축구화 끈을 다시 묶어준 것은 단순한 운동 기회가 아니라, "너의 꿈을 응원한다"는 지역의 메시지였다.

오늘도 중구의 한 운동장에서는 한 소년이 힘차게 공을 차고 있다. 그의 곁에는 꿈을 포기하지 않도록 손을 내민 지역사회와 끝까지 서로를 응원하는 가족이 함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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