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대전=정예준 기자] 황준환 국무총리실 사회대개혁위원회 자문위원은 약자를 동정의 대상으로 소비하는 정치를 넘어 구조를 바꾸는 정치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황 위원은 지난 3일 <더팩트>와의 인터뷰에서 중학교 3학년 시절 법제처 청소년법제관으로 활동하며 또래 학생들의 민원을 모아 교칙 개정을 제안한 경험을 정치 참여의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한 손이 없는 선천적 중증장애인이자 20대 청년인 그는 고등학생 시절 분진이 날리는 교실에서 학생들이 천막 아래 자습을 강요받던 문제를 시의회 민원으로 해결한 일을 계기로 "왜 약자의 고통은 높은 사람에게 읍소해야만 해결되는가"라는 문제의식을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후 참여민주주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했다고 밝혔다.
그는 대전에서 가장 바꾸고 싶은 장면으로 지역의 상징인 '성심당'에 휠체어 이용자를 데려가지 못했던 경험을 들었다.
이를 개인이나 기업의 문제가 아닌 도시 구조의 장벽으로 진단하며, 단순한 예산 지원을 넘어 '모두의 1층'을 위한 자치 법·제도 정비와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황 위원은 4년간 주민참여예산위원으로 활동하며 시 예산을 감시했고, 청년 기본 조례 개정을 이끌어 청년정책 정상화의 기반을 마련하고 '한의약 진흥 조례' 제정에 기여하며 공공 의료봉사의 제도적 토대를 닦았다고 밝혔다.
황 위원은 "상한 떡 하나를 던져주는 정치가 아니라 곳간과 방앗간을 내어주는 정치가 필요하다"며 "취약계층의 참여를 확대하는 구조개혁으로 2100년까지 멸종하지 않는 도시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황준환 국무총리실 사회대개혁위원회 자문위원과의 일문일답.
- 정치에 도전하게 된 계기가 무엇이며 그간 갖게 된 문제의식은 무엇인가?
"중학교 3학년 시기 법제처에서 청소년법제관으로 임명되면서, 또래 친구들의 민원을 받아 교칙 개정을 제안하는 활동을 한 것이 사회 참여의 시작이었다.
그러던 중 고등학생 때, 방학에 분진이 그대로 날리는 학교에서 천막만 쳐놓고, 학생들을 강제로 자습시켰던 일이 전환점이 됐다.
친구들이 고통스러워하며 콜록거리는데, 어른들은 아무런 문제인식을 못 느끼는 걸 보고 시의회에 민원을 넣었는데, 문제가 한 번에 해결되었던 일이다.
그러면서 우리의 민주주의는 주변의 문제를 왜 높은 사람에게 '읍소'해야만 약한 이의 고통을 해결할 수 있는가, 이 문제에 회의감과 질문을 던지게 됐다.
그렇게 참여민주주의를 현실적으로 주창하는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했다. 입당 이후 중증장애인이자 청년으로서 세분화된 정책뿐만 아니라, 취약계층의 삶을 근본적으로 옥죄는 거버넌스의 문제를 깊게 고민하게 됐다.
'약하니까 배려받아야 한다', '어려우니까 도와줘야 한다'의 문제로만 흘러가니까 정말 절박한 청년과 장애인의 문제가 도외시되고 있는 것 아닌가 생각된다.
어렵고, 힘든 이들에게 '상한 떡 하나' 던져주는 정치가 아니라, 그들에게 '곳간과 방앗간을 내어주는' 정치가 필요하다고 믿고, 그렇게 행동하고 있다."
- 대전에서 가장 현실적으로 바꾸고 싶다고 느낀 장면은 무엇이었나?
"'대전의 문화'라는 성심당에 휠체어 탄 친구를 데려다줄 수 없었던 것이 부끄러웠고 공적 영역에 있는 사람으로서 행동하지 못했던 것이 수치스러웠다.
우리는 대전을 살기 좋은 도시, 매력 있는 도시라고 안주하는데, 그 순간 누군가에겐 장벽과 차별이 있는 도시라는 것을 느끼고 말았다.
개인이나 사업체의 도덕성과 책임을 탓하자는 것이 아니라, 이런 도시 구조를 경쟁력의 부재라고 인식하지 못하고, 배제하는 것이 자연스럽다고 느껴지는 담론의 한계가 드러난 것이다.
정치가 먼저 선도하며 바꿀 차례라고 느꼈다. 지금 이 시대의 대전에서 가장 먼저 실현해야 하는 과제는 '모두의 1층'을 위해, 단순 예산 지원을 넘어 거버넌스를 구축하고 인식 개선까지 이어지는 자치법률 체계를 완성하는 것이다.
노무현재단의 지원을 받아 전국에서 장애청년들과 함께 담론을 나눴을 때도 이 문제는 전국적으로 공감을 받는 것이라고 확신했고 4.16 재단의 지원을 받아 통학로 인근 상권의 접근성을 연구했을 때에는 그 대안을 정책적으로 준비했다. 누구보다도 절실하고, 현실적 대안을 가지고 있다."
- 활동을 하며 본인이 가장 중요하게 지키고 있는 방식이나 강점은 무엇인가?
"'증명' 안 하면 정치인을 왜 하겠나 싶다. '현역보다 현역처럼' 일해야 시민의 부름을 받는다고 믿고 있고, 그렇게 행동했다.
예산이면 예산, 입법이면 입법, 사업이면 사업에 모두 '장애청년 황준환의 가치'를 담았다.
4년간 주민참여예산위원을 하면서 이장우 시정의 예산을 감시했고, 시민 관점의 예산을 지켜냈다.
시당 청년위원회 장애인분과위원장 시기에는 대전 중구 반려동물 보호 조례 제정을 이뤄내고, 대전 중구 청년 기본 조례를 개정하는 데도 성공했다.
특히, 2019년에 제정된 청년 기본 조례의 경우 제정된 이래 청년정책네트워크 설립도 이뤄지지 않는 등 사실상 형해화된 상황이었는데, 가장 먼저 문제 제기를 하고 조례 개정까지 이끌어내면서 차기 집행부에서는 청년정책이 정상화되는 성과를 이룰 수 있었다.
사업적인 측면에서는 글로벌 민간기업 인사팀 재직 경험도 있고, 또 마을공동체 운영을 수년간 하면서 행정의 운영구조도 익혀왔기도 하지만 전국한의과대학한의학전문대학원학생회연합(전한련)에 초빙을 받아 정무정책특보로 일하면서 중구에 기여한 것이 가장 크다.
전국 최초로 한방의료봉사의 공적지원을 명문화한 '한의약 진흥 조례' 제정을 통해 중구의회가 기관표창을 받는데 기여했고, MOU 체결을 통해 전국 한의대학생이 대전 중구를 찾아 정기 의료봉사할 수 있게 만들었다.
의료계, 장애계, 중앙정부와의 강력한 네트워크로 앞으로 지역 발전에 강하고 오랜 힘이 될 자신이 있다."
- 앞으로의 정치 활동을 통해 대전 시민들에게 꼭 남기고 싶은 변화나 메시지는 무엇인가?
"'우리 2100년까지 멸종하지 맙시다', 이게 제 소신이자 메시지다.
오랜 저성장, 저출생, 사회 갈등으로 청년들의 마음 속에는 이제 내일이 오는 것을 두려워하고, 마음의 여유가 적어졌다.
그런데 이미 저성장이 고착된 시점에서 '경쟁지상주의 시대'로의 회귀는 치킨게임일 뿐이다.
이제 더 좋은 세상을 위한 대안은 사회적 취약계층 시민에게 기회를 주고, 참여의 장을 넓혀서 '함께 결단하는 구조개혁'에서 출발한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다.
2100년을 맞이할 수 있는 2001년생만이 책임질 수 있는, 미래에 책임감을 가진 정치하고 싶다. 누군가를 버리고, 내치며, 쫓아내는 방식이 아닌, 다함께 미래로 나아가는 구조(Structure)의 구조(Rescue), 이는 버릴 수 없는 소신이자 숙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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