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대전 공무원·교육계 "행정통합 특별법 재논의해야"


"통합 반대 아닌 준비 없는 졸속 추진 우려…본회의 강행 중단·공론화 촉구"

충남·대전 공무원·교육청·교사 5개 노동조합 관계자들이 23일 충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충남·대전 행정통합 특별법안 재논의를 촉구하고 있다. /노경완 기자

[더팩트ㅣ내포=노경완 기자] 충남·대전 공무원과 교육계 노동조합이 충남·대전 행정통합 특별법안의 재논의를 촉구했다.

이들은 통합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라면서 충분한 숙의와 제도적 보완 없이 추진될 경우 행정·교육 현장의 혼란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충남·대전 공무원·교육청·교사 5개 노동조합 연맹은 23일 충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속도보다 준비와 합의가 우선"이라며 특별법 본회의 강행 중단과 공론화 절차 마련을 요구했다.

최정희 충남도공무원노동조합 위원장은 "행정통합은 단순한 행정구역 조정이 아니라 행정과 교육 체계를 전면적으로 재설계하는 중대한 사안"이라며 "저출산·고령화 시대에 지방이 주도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현재 논의 방식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도민과 공직사회의 의견 수렴 없이 법안이 추진되고 있고, 근무지 이동에 따른 불이익이나 인사 구조 변화에 대한 보호 장치도 구체적으로 명시돼 있지 않다"며 "이는 공직사회의 불안을 제도화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직사회가 흔들리면 행정이 흔들리고, 그 피해는 도민에게 돌아간다"며 "우리는 통합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준비 없고 내용 없는 통합을 반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교육계 역시 특별법안이 교육자치에 미칠 영향을 우려했다.

채정일 대전시교육청공무원노동조합 위원장은 "이번 특별법은 형식적으로는 교육감의 독립성을 언급하지만 실질적으로는 통합특별시장에게 권한이 집중되는 구조"라며 "지방채 발행, 각종 특례, 학교 설립 등에서 시장이 법정 주체로 등장하는 것은 교육의 행정 예속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교육청의 목소리를 충분히 듣지 않은 채 밀실에서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며 "교육 재정의 결정 구조가 흔들릴 경우 그 부담은 학교 현장에 전가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대로 통합이 강행된다면 교육계는 시민사회와 연대해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송가영 대전교사노동조합 정책실장은 "특별법안은 행정 효율성을 명분으로 추진되지만 교육 분야에 미칠 영향에 대한 분석과 대책은 부족하다"며 "지속적인 의견 수렴 요청에도 교육계의 우려와 요구는 법안에 반영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송 실장은 "충남과 대전은 학교 규모와 인사 제도 등 행정 구조가 상당히 다른데, 충분한 준비 없이 통합이 이뤄질 경우 인사·승진 체계 혼란과 현장 불신을 피하기 어렵다"며 "그 피해는 결국 학생들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특별법 본회의 강행 중단 △도민 공론화 및 공직사회·교육계 참여 협의체 구성 △인사·교육·재정 보호 장치의 법률 명문화 △실질적 자치권 강화 방안 구체화 등을 요구했다.

노조 측은 "통합은 속도로 평가받는 사업이 아니다"라며 "충분히 준비된 통합만이 지역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향후 입법 진행 상황을 주시하고, 법안이 강행될 경우 공동 대응을 포함한 추가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tfcc2024@tf.co.kr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