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 통합 타운홀미팅, 기대감보다 '불신'…성토가 뒤덮은 현장


정체성 훼손·졸속 법안·주민투표 요구까지…시민 우려 잇따라

6일 오전 대전시청 대강당에서 진행된 대전·충남 행정통합 타운홀미팅 모습. /대전시

[더팩트ㅣ대전=정예준 기자] 대전·충남 행정통합을 둘러싼 시민들의 불신과 우려가 타운홀미팅 현장에서 거침없이 분출됐다.

실질적으로 통합의 비전과 효과를 설명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지만 대전의 정체성 훼손과 법안의 형평성, 민주적 절차 부재를 지적하는 성토가 끊임없이 이어졌다.

대전시는 6일 오전 대전시청 3층 대강당에서 '대전·충남 행정통합 타운홀미팅'을 열고 최근 국회에 제출된 행정통합 특별법안을 시민들에게 설명했다.

행사에는 주민과 시의원, 민관협의체 위원, 전문가 등 500여 명이 참석했으며, 강당 안팎은 시민들로 가득 찼다. 이날 현장에서 가장 많이 나온 질문은 "그래서 행정통합이 대전에 무엇이 좋으냐"는 것이었다.

동구에 거주하는 변모 씨는 "법안을 보면 대전이 광역시가 아니라 구 단위로 흡수되는 구조처럼 보인다"며 "과학도시 대전, 꿈돌이와 성심당으로 상징되는 정체성이 통합 이후에도 유지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통합 효과에 대한 회의적인 시선도 잇따랐다. 동구 주민 안모 씨는 "예산은 결국 인구가 많고 힘 있는 지역으로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며 "대전이 통합으로 얻는 실질적인 이점이 무엇인지 잘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젊은 세대가 대전에 계속 머물 수 있을지 걱정된다"며 청년 유출 문제를 함께 제기했다.

민주적 정당성 확보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거셌다. 유성구 주민 조모 씨는 "통합에 관심 없는 시민들이 많다고 해서 그들이 찬성한다고 전제하는 것은 위험하다"며 "이 정도로 중대한 사안이라면 주민투표를 통해 분명한 동의를 확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타운홀미팅은 통합 자체보다 최근 발의된 특별법안에 대한 비판으로 분위기가 달아올랐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광주·전남 특별법에는 국가 지원과 자치 권한이 '해야 한다'는 강제 규정으로 담겨 있는데 대전·충남 법안은 '할 수 있다'는 임의 규정에 그쳤다"며 "충청을 홀대하는 법안"이라고 지적했다.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역시 "시민의 뜻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맹탕 법안을 그대로 통과시켜서는 안 된다"며 "시의회 차원에서 시민 의견을 모아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공직사회 우려도 제기됐다. 이용설 대전시공무원노조 위원장은 "통합 시 인사 이동과 거주지 이전에 대한 불안이 크다"며 "법안에 공무원 보호 장치가 충분히 담기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장우 시장은 "통합도 중요하지만 대전시장으로서 시민의 이익과 정체성을 지키는 것이 최우선"이라며 "시민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국회와 정부에 강력히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주민투표와 관련해서는 "시의회에서 공식 의견이 전달되면 법률적 검토를 거쳐 대응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타운홀미팅은 사실상 행정통합의 장밋빛 비전보다 시민들의 성토와 문제 제기가 주를 이루며 마무리되면서 여러 가지 숙제를 떠안게 된 모양새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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