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울릉=김성권 기자] 울릉도 일대에서 공공기관과 교육기관 직원을 사칭해 물품 대리 구매를 유도한 뒤 대금을 가로채는 이른바 '대리 구매' 신종 보이스피싱 범죄가 잇따르고 있다. 이런 가운데 금융기관 직원의 기지와 신속한 대응으로 1억 원에 달하는 거액 피해를 막아낸 사례가 알려지며 주목받고 있다.
1일 울릉새마을금고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오후 12시 20분쯤, 70대 고객 여성 A 씨가 영업점을 방문해 1억 원 송금을 요청했다. 창구 업무를 맡은 이대정(45) 차장은 평소 거래 규모에 비해 이례적으로 큰 금액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내부 매뉴얼에 따라 자금 사용처와 송금 경위를 확인했다.
확인 과정에서 A 씨는 "천부초등학교 교직원이라는 사람으로부터 소방 점검용 예비 소화기 등 물품을 대신 구매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 차장은 해당 진술을 듣는 즉시 최근 전국적으로 확산 중인 '대리 구매' 유형의 보이스피싱 범죄일 가능성을 의심하고 송금을 즉각 보류했다. 추가 확인 결과 이는 실제 학교 측 요청이 아닌 교직원을 사칭한 사기 범행으로 드러났다.
사기범들은 학교나 공공기관의 명의를 앞세워 신뢰를 쌓은 뒤 급한 상황을 연출해 피해자로 하여금 물품 대금을 선입금하도록 유도하는 치밀한 수법을 사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최근 전국적으로 확산 중인 '대리 구매' 수법의 전형적인 사례다.
다행히 이 차장의 신속한 판단으로 송금은 실행 직전에 차단됐지만, 자칫하면 1억 원 전액을 회수하지 못할 뻔한 상황이었다.
김명규 울릉새마을금고 이사장은 "최근 공공기관·학교 사칭 보이스피싱이 지능화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전 직원을 대상으로 예방 교육을 강화해 고객 자산 보호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경찰도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경찰 관계자는 "기관이나 학교 명의를 내세워 물품 구매나 대금 송금을 요구하는 경우 반드시 해당 기관의 공식 대표번호로 직접 확인해야 한다"며 "조금이라도 의심되면 즉시 금융기관이나 경찰에 상담을 요청해 달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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