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적 따지지 않는 인류애"…동해해경, 울릉도 충돌 위기 러시아 화물선 긴급 구조


풍랑특보 속 16시간 사투 끝 2차 오염 막아
주한 러시아 대사관 "국제 해상 안전의 모범" 공식 감사

동해지방해양경찰청이 울릉도 인근 앞바다에서 러시아 국적 화물선을 예인하고 있다. /동해지방해양경찰청

[더팩트ㅣ울릉=김성권 기자] 기록적인 악천후가 몰아친 동해상에서 울릉도 연안으로 표류하던 러시아 화물선을 우리 해양경찰이 긴급 구조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며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주한 러시아 대사관은 동해해경의 전문적이고 헌신적인 구조 활동에 대해 공식 감사 서한을 전달하며 경의를 표했다.

23일 동해지방해양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13일 러시아 국적 화물선 '게오르기 우샤코프(Georgy Ushakov)호'가 울릉도 인근 해역을 항해하던 중 엔진 고장으로 조종 불능 상태에 빠졌다. 당시 동해 전 해상에는 강풍과 높은 파도를 동반한 풍랑특보가 발효 중이었고, 선박은 울릉도 연안 방향으로 빠르게 떠밀려 가며 충돌 위험이 커졌다.

자칫 해안 충돌로 이어질 경우 선원들의 인명 피해는 물론, 선박 내 연료유 유출로 대규모 해양오염 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긴박한 상황이었다.

신고를 접수한 동해해경청은 즉시 경비함정 2척을 현장에 급파했다. 거센 파도와 악천후 속에서도 해경은 기상 변화와 표류 경로를 실시간으로 분석하며 약 16시간에 걸친 장시간 안전관리와 구조 작전을 이어갔다.

그 결과 화물선은 무사히 안전 해역으로 이동 조치됐으며, 승선원 전원도 안전하게 보호됐다. 이 과정에서 해양오염 사고는 발생하지 않았다.

동해지방해양경찰청이 울릉도 인근 앞바다에서 러시아 국적 화물선을 예인하고 있다. /동해지방해양경찰청

동해해경청 관계자는 "선박의 국적과 관계없이 인명 보호와 해양 안전을 최우선으로 삼아 가용 자원을 총동원했다"고 말했다.

이번 구조 소식은 러시아 현지 통신사 RIA 등을 통해 보도되며 국제적인 관심을 받았다.

이에 주한 러시아 대사관은 지난 20일 공식 감사 서한을 보내 "악천후 속에서도 16시간 동안 이어진 한국 해경의 전문적 조치에 깊이 감사한다"며 "국제 해상 안전을 위한 책임 있는 협력의 모범 사례"라고 평가했다. 대사관은 21일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서도 감사의 뜻을 재차 밝혔다.

김인창 동해해경청장은 "바다 위 생명을 지키는 일에는 국경이 없다"며 "앞으로도 국제 원칙에 입각한 신속한 대응으로 안전한 바다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동해해경청은 이번 사례를 계기로 동해를 항해하는 국내외 선박에 대한 선제적 안전관리와 국제 공조 체계를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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