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영주=김성권 기자] 경북 영주시 영주여자중학교 신축 공사 현장에서 오염 가능성이 높은 침출수가 별도의 수질 검사 없이 하수구로 무단 방류됐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감독기관인 영주시가 초기에는 "자연수로 보인다"며 안일하게 대응하다가, 여론의 비판이 커지자 뒤늦게 시료 채취에 나서면서 '행정 부실'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거세지고 있다.
문제가 된 공사는 총사업비 약 147억 원 규모의 영주여중 '그린스마트스쿨 임대형 민자사업(BTL)'으로, Y미래배움터가 발주하고 경북 경산 소재 K건설이 시공을 맡고 있다.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의 학교 신축을 위한 기초 터파기 공사 과정에서 대량의 고인 물이 발생했다.
취재 결과, 가로·세로 약 14m, 깊이 7m에 달하는 터파기 내부에는 수백 톤에 달하는 물이 고여 있었다. 현장 주변에는 폐콘크리트가 섞인 토사와 생활 쓰레기가 방치돼 있었다. 사면에서는 검은색 토사가 확인되는 등 오염물질 유입 가능성이 충분한 상태였다.
환경 전문가들은 "건설 현장 터파기에서 발생한 물은 주변 폐기물이나 오염원과 섞일 경우 단순 자연수가 아닌 '침출수'로 봐야 한다"며 "침출수는 반드시 성분 분석과 정화 과정을 거친 뒤 배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시공사 측은 해당 물을 '자연수'로 판단하고, 별도의 수질 검사 없이 펌프를 이용해 수일간 하수구로 방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들은 "수질 검사도 하지 않은 채 배출된 오염수가 하천과 생태계를 위협할 수 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제보자 K씨는 "그동안 소음과 비산먼지로도 고통을 받아왔는데, 이제는 오염수까지 무단 방류됐다"며 "결국 피해는 시민과 자연환경에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영주시의 대응도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장에 출동한 시 관계자는 초기 점검에서 고인 물을 육안으로 확인한 뒤 "자연수로 보인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취재와 문제 제기가 이어지자, 시는 "수질 시료를 채취해 검사 의뢰를 진행하겠다"며 입장을 바꿨고, 공사 관계자에게 배출 중단을 요청했다고 해명했다.
지역사회에서는 "사전 점검과 관리·감독은 하지 않다가 문제가 불거지자 뒤늦게 대응에 나선 전형적인 '뒷북 행정'"이라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경북도교육청 공사 관계자는 "터파기에서 발생한 물이 침출수에 해당할 경우, 수질 검사 후 적법한 절차를 거쳐 배출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밝혔다.
관련 법규에 따르면 수질오염물질을 무단 배출할 경우 물환경보전법에 따라 과태료 부과는 물론 형사 처벌까지 받을 수 있으며, 하수도법 위반 시에도 행정 처분 대상이 된다.
영주시는 조속히 수질 검사 결과를 공개하고, 법규 위반 여부가 확인될 경우 시공사와 책임 주체에 대한 엄정한 조치와 함께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번 사안은 건설 현장의 환경 관리 실태와 함께 지방자치단체의 감독 행정 신뢰도를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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