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아파트 과잉 공급에 서민 '눈물'…20년 전 분양가 수준 '회귀'에 미분양도 수두룩


실질 자산 '반의반 토막', 서민들 심한 경제적 박탈감·고통 호소

경북 포항시가 공급 과잉으로 아파트가 넘쳐 나고 있다. 이로 인한 자산 손실도 천문학적 규모로 추정된다. 지난해 10월 입주한 양덕동의 2994세대 현대 힐스테이트 대단지. /박진홍 기자

[더팩트ㅣ포항=박진홍 기자] 최근 수년간 경북 포항시 대부분 아파트의 매매가가 공급 과잉 등으로 수천만 원씩 하락했다. 이로 인해 지역 전체 12만여 세대의 자산 손실이 천문학적 규모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인플레이션과 서울 아파트값 폭등으로 인한 상대적 가치 하락 등까지 더해져 실질 시세는 10여 년 전과 비교할 경우 '반의반 토막 이하'라는 평가도 나온다.

현재 포항의 구축 아파트 시세는 10~20년 전 분양가 수준으로 회귀했다. 이 때문에 아파트 한 채가 최대 자산인 서민 대부분이 심한 경제적 박탈감과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포항시 창포동 요지에 위치한 I아파트(전용면적 171㎡). 이 아파트는 지난 2005년 정남형으로 튼실하게 지어 따뜻할뿐 아니라 주차장이 넓고 관리비도 저렴해 인기가 많다.

지난 2008년 2억 8000만 원에 거래됐던 이 아파트는, 5년 전 3억 8000만 원에 매매됐으나 현재는 2억 9500만 원에 내놔도 거래가 쉽지 않다.

세대주 A씨는 "당장 눈에 보이는 손해는, 매입 당시 1억 원 대출 후 20년간 부담한 금융비용 월 50만 원, 총 1억 2000만 원"이라면서도 "실질적인 아파트 가치의 폭락은 더 심각하다"고 허탈해했다.

이같은 상황은 이동과 장성동, 양덕동, 효자동 등 포항 전역의 아파트가 비슷하다.

이동의 S아파트(전용면적 125㎡)는 20년 전 1억7000 만원 분양 후 수년 전 3억5000만 원에 거래됐으나 지금은 2억 원에도 거래가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

2015년에 분양된 장성동 D아파트(전용면적 114㎡)는 1억 원 하락, 2013년에 분양된 양덕동 S아파트(전용면적84㎡)는 5000만 원이 하락했다.

포항에 공급 과잉으로 아파트가 넘쳐 나고 있는 가운데 흥해읍 한동대 인근에 조성 중인 대단위 아파트 기업혁신파크 공사 현장. /박진홍 기자

왜 이런 상황이 벌어졌을까. 인플레이션과 지방도시의 아파트 시세 불이익은 차치하더라도, 포항은 최근 수년간 '아파트가 적정양의 2.5배가 공급됐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인구 50만 도시에 지난 2018년 8000여 세대, 2023년 3481세대, 2024년 1만1348세대, 2025년 4219세대가 신규 공급됐다. 이로 인해 지역에는 미분양 아파트가 누적됐고, 할인 분양이 성행했다.

지난해 7월 기준 포항의 미분양 아파트는 3020세대로 신고 됐다. 하지만 건설사가 전월세로 돌린 집 등까지 고려하면 실제 미분양 사례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가운데 앞으로도 대장동 상생공원과 혁신기업파크, 팬타시티, 푸른지구, 장성동 재건축 등 대단위 아파트가 분양·건설될 예정이다.

양덕동 신축 대단위 H아파트 입주자 B씨는 "수개월전 6억 원을 주고 40평형대에 입주했는데 벌써 마이너스피가 붙었다고 한다"며 "미분양도 많고, 살고 있던 아파트가 팔리지 않아 이사를 못 오는 가구도 많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지역 정가 한 관계자는 "아파트 공급 과잉으로 서민 경제가 붕괴되는 데도 책임지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며 "누가 이권을 챙기고 있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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