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 베네치아, 인천-16] 인천 검단, 수도권 서북부 자족형 거점도시로 성장해야


자연·주거 공존, 친환경 개발 확장성 강점
원도심 재생·신도시 개발, 균형 발전 추구

인천 검단신도시에서 운행 중인 수요응답형 버스. /인천시

'동북아 베네치아, 인천'은 인천이 지닌 역사적, 문화적 자원을 바탕으로 미래형 해양도시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하는 시리즈로서 <더팩트>와 인천학회(회장 김경배)가 공동으로 기획 연재한다. 2017년 9월 출범한 인천학회는 인하대, 인천대, 청운대, 인천연구원, 인천도시공사, 시민단체 등이 참여하는 국내 최초의 지역학회로서 인천의 과거, 현재, 미래를 연구하는 지식공동체이다. 300만 대도시 인천의 도시 발전을 위한 새로운 정책과 담론을 형성하고 다양한 해법을 찾아가는 학술 활동의 성과는 다른 도시에도 적용될 수 있는 국가 발전의 에너지가 될 것이다.

'동북아 베네치아' 제목은 글로벌 해양도시로서 관광, 물류의 세계 거점 도시를 향한 인천의 발전 가능성과 미래상을 의미한다. 따라서 이번 연재는 인천의 잠재력을 재조명하고, 시민 모두가 공유할 수 있는 공감의 장을 마련한다. 또 동북아 해양 네트워크의 중심 도시로 도약하는 데 필요한 이슈를 제공하고, 단순한 도시의 확장을 넘어 살고 싶은 지속가능한 도시의 미래는 어떻게 조성돼야 하는지 그 대안을 모색한다. [편집자주]

인천 검단 지역을 바라보는 시선은 여전히 '신도시' 수준에 머물러 있다. 수도권 주거 수요를 흡수하는 2기 신도시, 서울로 출퇴근하는 베드타운이라는 인식이다. 그러나 검단은 신도시의 개념을 넘어서는 시대적 전환점에 서 있다. 도시의 양적 확장은 어느 정도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고, 이제 어떤 도시가 될 것인가에 대한 방향 선택의 시간이 다가왔다. 주거 중심 도시로 남을 것인가, 아니면 자족 기능을 갖춘 미래형 거점도시로 도약할 것인가? 검단의 미래 발전 방향을 검토할 시점이다.

검단이 지닌 최대 강점은 수도권 서북부 광역 교통의 중심지로 도약할 수 있는 입지적 요건이다. 인천·김포·서울을 잇는 회랑 한가운데 위치한 검단은 교통망 연계에 따라 도시 기능 자체가 달라질 수 있다. 인천지하철 1·2호선 연계, 서울지하철 5·7호선 연장 논의, GTX-D 노선 검토는 단순한 교통 편의성의 문제만은 아니다. 이는 검단이 광역 생활권과 경제권의 중심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결정적 요인이기 때문이다. 수도권 제2순환고속도로와 인천국제공항 접근성까지 고려하면, 검단은 사람만 오가는 도시가 아니라 산업과 물류, 비즈니스가 교차하는 도시로 성장할 수 있는 조건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

또 주목해야 할 점은 검단의 개발 여력과 친환경 확장성이다. 수도권의 많은 신도시가 이미 공간적 한계에 직면한 것과 달리, 검단은 비교적 넉넉한 토지와 유보지를 보유하고 있다. 이는 도시의 단기적 성장을 뛰어넘어 시대 변화에 맞춰 단계적으로 진화시킬 수 있다는 강점이다. 근린공원과 수변 공간, 도시 숲과 생태 축을 중심으로 한 친환경 도시 설계는 정주 만족도를 높이는 핵심 요소이며, 저밀도 지역의 점진적 고도화는 난개발이 아닌 계획도시로 지속가능성을 실현할 수 있다. 자연과 주거가 공존하는 도시 구조는 젊은 세대와 가족 단위 인구가 선호하는 도시의 필수 조건이다.

검단의 경쟁력은 신도시와 원도심이 함께 공존한다는 특성이다. 원당·불로·당하 등 기존 생활권에는 오랜 시간 형성된 공동체와 생활 문화가 남아 있고, 신도시는 현대적 인프라와 편의성을 제공한다. 문제는 어느 한쪽이 압도하는 게 아니라, 두 지역이 어떻게 상생을 달성할 수 있는가다. 도시재생과 신도시 개발이 조화를 이룰 때, 검단은 획일적인 아파트 숲이 아닌 '역사와 미래가 공존하는 도시'로 성장할 수 있다. 신도시의 기능성과 원도심의 정체성이 결합되는 지점에서 바로 검단만의 도시 브랜드가 창출될 수 있다는 의미이다.

하지만 이러한 잠재력이 현실이 되기 위해서는 섬세하고 치밀한 개발 전략이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검단은 자족형 도시로 구축돼야 한다. 주거만 있는 도시는 결국 외부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첨단 제조업과 지식산업센터, AI·로봇·바이오 융·복합 산업, 스타트업 지원과 창업 클러스터 조성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 요소다. 특히 김포와 인천국제공항과 인접한 입지는 항공·물류·MRO 산업과 연계된 고부가가치 산업을 유치하기에 최적의 조건이다. 일자리가 도시 안에 생길 때, 검단은 비로소 24시간 생동하는 도시가 될 수 있다.

아직 미완의 도시로서 검단의 무한한 발전 가능성이 잠재력이고 기회다. 교통과 산업, 환경과 문화가 균형을 이루는 방향으로 도시를 설계한다면, 검단은 수도권 서북부의 핵심 거점이자 인천의 새로운 성장 축으로 충분히 도약할 수 있다.

도시의 거창한 비전 선언이 아니라 교통망 확충, 자족형 일자리 창출, 스마트 인프라 구축, 원도심과 신도심의 균형발전 등을 차분히 실행해 나가는 일이 더 중요하다. 검단의 미래도 계획 속에 머물러 있어서는 안 된다. 시민의 일상에서 체감하는 단계적·점진적 변화가 진행될 때, 검단은 수도권 서북부의 거점으로 비상할 수 있다.

글=한규창 인천학회 회원·도시계획학박사

기획=김형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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