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아트디오션갤러리, 신년 전시 이철진·강창구 2인전…내년 1~2월 진행


캐릭터·풍경 회화가 한 공간에서 만나

2026년 1월 1일부터 2월 28일까지 아트디오션갤러리에서 열리는 이철진·강창구 2인전 공식 포스터. /아트디오션갤러리

[더팩트ㅣ여수=고병채 기자] 전남 여수시 아트디오션갤러리가 2026년 새해의 시작과 함께 오랜 시간 자신만의 회화 세계를 구축해 온 이철진, 강창구 두 작가의 2인전을 선보인다.

30일 아트디오션갤러에 따르면 한국 현대회화의 한 축을 묵묵히 지켜온 두 작가의 이번 만남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삶을 바라보고 감정을 기록해 온 작업들을 통해 일상 속에서 놓치기 쉬운 마음의 결을 다시 들여다보는 자리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이철진 작가의 '행복한 여자 춘심이'는 우리 모두의 내면에 존재하는 따뜻함과 회복의 감정을 상징하는 캐릭터 회화로 소개된다. 춘심이는 특정 인물이 아닌 감상자 각자의 감정이 스며들 수 있는 여백의 존재로 화면에 등장한다. 단순한 얼굴과 절제된 표정은 감정을 규정하기보다 열어두며, 관람자가 자신의 기억과 감정을 자연스럽게 투사하도록 이끈다.

최근 작업에서는 디지털 이미지와 회화적 행위, 오브제를 결합한 혼합 매체 작업을 통해 이미지의 반복과 재해석, 시간과 기억의 층위를 탐구하고 있다. 춘심이는 화려한 색채 속에서도 차갑지 않은 유머와 온기를 머금은 모습으로 관람자와 마주한다.

강창구 작가는 고향인 여수를 중심으로 바다와 섬, 산과 해안 풍경을 그려왔으며, 그의 풍경은 눈에 보이는 장면을 그대로 옮기기보다 생략과 압축을 통해 기억과 감정이 응축된 장면으로 재구성된다. 위에서 내려다보는 독특한 시점과 오방색을 변용한 색채는 한국적인 정서를 현대적으로 풀어내며, 화면에 고요하지만 깊은 울림을 남긴다.

강창구 작가의 그림 속 여수는 개인의 고향을 넘어 누구나 마음 속에 품고 있는 풍경처럼 다가오며, 여백이 살아 있는 화면은 관람자에게 잠시 멈추어 사유할 수 있는 시간을 건넨다.

이번 전시는 '캐릭터'와 '풍경'이라는 서로 다른 회화 언어가 한 공간에서 만나는 자리이기도 하다.

이철진의 작품이 삶의 감정을 다정하게 건네는 방식이라면, 강창구의 풍경은 그 감정을 천천히 품어 안는 공간처럼 작동한다. 두 작가의 작업은 설명보다 먼저 감정으로 관람자에게 다가가며, 일상의 여러 순간을 조용히 돌아보게 한다.

전남 나주에서 출생한 박은경 아트디오션갤러리 대표는 성장기를 거친 제2의 고향 포항의 이철진 작가와 현재 삶의 터전인 제3의 고향 여수의 강창구 작가를 한자리에 초대해 2026년 새해 전시를 기획했다. 서로 다른 지역적 배경과 전혀 상이한 표현 기법을 지닌 두 작가의 작업은 이번 전시를 통해 한 공간에서 교차하며, 각기 다른 삶의 궤적과 예술적 태도를 선명하게 드러낸다.

박 대표는 "지역과 시간, 회화 언어의 차이가 어떻게 하나의 감상 경험으로 확장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전시"라며 "관람객에게 서로 다른 시선이 만들어내는 깊이 있는 대비와 사유의 풍경을 제안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kde320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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