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울릉도 일주도로변서 대형 돌덩이 4000톤 와르르…150가구 '물 전쟁'


옛 통구미 터널 인근 잇단 붕괴로 상수도관 파손
군, 비상 급수 총력 대응…"화산암 지질 특성 영향"

울릉도 일주도로변 낙석 지점. /울릉군

[더팩트ㅣ울릉=김성권 기자] 경북 울릉군 주요 도로 인근에서 대규모 낙석 사고가 잇따라 발생해 주민 150여 가구가 단수 피해를 겪고 있다.

인명 피해는 없었으나, 상수도 관로가 파손되면서 주민 불편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22일 울릉군에 따르면 이날 오전 3시쯤 울릉읍 옛 통구미 터널 뒤편 절벽에서 약 2000톤 규모의 낙석이 발생했다. 앞서 지난 16일에도 동일 지점에서 비슷한 규모의 1차 낙석이 발생해 일주일 사이 무려 4000톤에 달하는 암석이 도로 일대를 덮쳤다.

4000톤 정도의 대형 돌덩이가 떨어져 있다. /독자 제공

사고 지점은 현재 차량 통행이 제한된 구(舊) 도로 구간으로, 다행히 인명이나 차량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그러나 낙석이 도로 하부에 매설된 상수도 관로를 직격하면서 인근 마을의 수돗물 공급이 전면 중단됐다.

이번 사고로 남양2리(막등), 통구미, 사동 안평전 일대와 해군 118전대, 충혼탑 주변 등 약 300여 가구가 단수 피해를 입었다. 주민들은 세탁과 취사는 물론 기본적인 생활용수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생수 부족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울릉군은 즉각 비상 대응에 나서 단수 지역에 생수를 긴급 공급하고, 급수차를 투입해 임시 급수를 실시하고 있다. 복구 상황은 재난 문자와 '울릉알림이'를 통해 실시간으로 안내 중이다.

울릉군이 울릉알림이로 단수 지역 주민들에게 상황을 알리고 있다. /울릉군

군은 이번 사고의 원인으로 울릉도의 화산 지질 특성을 지목했다. 수직에 가까운 화산암 절벽의 틈새로 빗물이 스며들며 서로 다른 암석층 간 결합력이 약화됐고, 이로 인해 대규모 낙석이 발생했다는 분석이다.

울릉군 관계자는 "현재 낙석 제거 작업과 함께 파손된 상수도 관로 복구를 병행하고 있다"며 "에어포켓 제거와 누수 탐사 등 정밀 작업을 거쳐 정상 급수까지는 2~3일가량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군은 이번 사고를 계기로 일주도로 전 구간에 대한 낙석 위험 지역 정밀 안전 점검을 실시하고, 상시 모니터링 체계 구축과 항구적인 낙석 방지 대책 마련에 나설 방침이다.

tk@tf.co.kr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