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청양=김형중 기자] 수십 년간 방치돼 마을 흉물로 남아 있던 폐건물이 주민의 삶을 담는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충남 청양군이 추진 중인 농촌공간정비사업이 유해시설 철거를 넘어 정주 여건 개선으로 이어지며 현장에서 가시적인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22일 청양군에 따르면 청양읍 읍내1리에 위치한 폐 미곡창고 부지는 올해 보상과 철거를 모두 마쳤다. 해당 부지는 오랫동안 활용 가치를 잃은 채 방치돼 있었지만, 정비를 마치고 귀농·귀촌인과 청년층을 위한 주거시설로 재탄생할 준비에 들어갔다.
이번 사업은 청양군이 지난 2021년 농촌공간정비 공모사업에 선정되면서 본격 추진됐다. 군은 장기간 방치된 폐 정미소와 폐창고의 유해성을 인정받아 사업 대상지로 확정됐고, 총 63억 원의 사업비를 확보했다.
농촌공간정비사업은 농촌공간계획에 따라 빈집, 축사, 공장, 태양광시설 등 난개발 요소를 체계적으로 정비하고, 정비 이후 활용까지 연계하는 국가 사업이다. 단순 철거에 그치지 않고 정주와 공동체 회복을 목표로 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해당 지역의 최대 현안이었던 폐 정미소와 인근 축대 정비도 속도를 내고 있다. 축대는 노후화가 심각해 붕괴 위험이 컸지만 사유지에 위치해 정비가 쉽지 않았고, 장비 진입이 어려운 구조적 한계로 개선이 장기간 지연돼 왔다. 군은 폐 정비소와 주택을 철거하고 내려앉은 축대를 보강해 안전사고 우려를 해소할 계획이다.
이 사업의 또 다른 특징은 정비 이후 공간 활용에 초점을 맞췄다는 점이다. 군은 인구 증가 수요에 비해 체류형 주거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점을 고려해 귀농·귀촌인과 청년층을 위한 단기 거주시설을 조성하고 주민 불편이 컸던 주차 문제 해결을 위해 주차장을 마련한다. 마을 내 부족한 녹지를 확충하기 위한 어울림마당도 함께 조성될 예정이다.
주민 참여형 프로그램도 병행되고 있다. 지난 8월 열린 사업 착수보고회를 시작으로 다양한 주민 참여 프로그램이 운영되며 주민들이 변화 과정을 직접 체감하도록 했다. 마을 경관 개선을 위한 이동형 국화 화분 만들기 프로그램에는 20여 명의 주민이 참여해 생활 속 환경 개선에 나섰다.
최이호 군 농촌공동체과 과장은 "올해 농촌공간정비사업을 통해 마을 환경이 눈에 띄게 개선됐고 주민 참여도 크게 확대됐다"며 "2026년까지 남은 사업도 차질 없이 추진해 주민이 체감하는 정주 여건 개선을 완성하겠다"고 말했다.
청양군은 농촌공간정비사업을 통해 물리적 공간 개선과 주민 참여를 결합한 지속 가능한 농촌환경 조성 모델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tfcc2024@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