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급식에 대한 중요성은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과거 학교 급식이 먹는 것에 치중이 됐다면 현재 학교급식은 영양·식생활교육도 함께 이뤄지고 있다. 학교 현장과 가정이 함께 하는 영양·식생활교육은 학생들의 올바른 성장과 식습관 형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에 <더팩트>는 총 10회에 걸쳐 대전시교육청의 학교 급식 정책과 우수 영양·식생활교육 운영학교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일곱 번째 순서는 NON-GMO 사업학교인 대전원신흥초등학교 복용분교장을 찾아 학생들이 어떤 교육을 받고 있는지 살펴봤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대전=정예준 기자] 대전원신흥초등학교 복용분교장은 아이들이 스스로 식품을 고르는 힘을 기르도록 돕는 ‘생활 속 NON-GMO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단순한 지식 전달을 넘어, 학생들이 영상을 보고 토론하며 직접 장을 담가보는 등 '보고–생각하고–만드는' 과정을 중심으로 교육이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학교는 최근 NON-GMO 사업 운영학교로 지정된 이후 학생 참여형 식생활 프로그램을 확대하며 먹거리 안전 교육의 현장 실험장 역할을 하고 있다.
◇ 영상·토론·탐구가 결합된 ‘GMO 바로 알기’ 수업
3학년 교실에서는 지난 10월, 영화와 토론이 결합된 GMO 이해 수업이 열렸다. 영화 '옥자' 속 한 장면을 함께 본 뒤, 학생들은 "왜 이런 동물을 만들었을까"라는 질문을 두고 병충해 저항성, 생산성 확대 등 다양한 이유를 스스로 찾아냈다.
이어 ‘GM콩 이야기’ 애니메이션을 시청하며 유전자 변형 기술의 원리, 주로 활용되는 작물, GMO를 둘러싼 다양한 입장을 정리했다. 활동지에는 실제 편의식품·조미료·음료 등 친숙한 제품들이 제시됐고 학생들은 성분표를 확인해 GMO 원료 가능성을 찾는 탐구 활동을 진행했다.
"헉, 이 식용유도 GMO일 수 있어요?"
학생들이 가장 크게 반응한 순간이었다. 익숙한 식탁 위 식품이 교육의 소재가 되자 교실은 금세 토론장이 됐다. 장점과 위험성, 국제적 논쟁까지 이어진 토론에서 학생들은 "무조건 나쁘다"고 단정하기보다 정보를 근거로 판단하려는 태도를 보였다.
박성연 영양교사는 "균형 있는 시각을 갖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우리 손으로 만든 NON-GMO 고추장
이론 수업 이후에는 학생들이 직접 참여하는 체험 활동이 준비됐다. 국산 재료만을 사용한 고추장 만들기 시간. 아이들은 재료를 섞는 순서를 스스로 확인하며 "제가 저어볼게요", "이제 조청 넣어야 해요"라며 자연스럽게 역할을 나눴다.
고춧가루가 튀는 것도 잊은 채 몰입한 학생들은 완성된 용기에 자신의 이름과 날짜를 적으며 성취감을 드러냈다.
임유성 학생은 "고추장을 실제로 만들어본 건 처음인데 재료가 생각보다 많아서 놀랐다"고 말했고 임서하 학생은 "학교에서 장을 담그는 건 상상 못 했던 경험"이라며 즐거워했다.
조금 먼저 마친 학생들은 다른 조의 재료 누락을 찾아 도와주는 등 협력 활동으로 자연스럽게 확장되기도 했다.
◇ 일상에서 나타나는 변화… "선생님, 이건 NON-GMO예요?"
교육의 효과는 곧바로 일상으로 이어졌다. 급식 시간, 학생들은 식재료의 원산지와 유전자 변형 여부를 스스로 묻기 시작했고 일부는 가정에서도 부모와 함께 성분표를 검색하며 'GMO 표시 찾기'를 해보았다는 후문이다.
박 영양교사는 "학습을 통해 아예 피하자는 게 아니라, 정보를 알고 현명하게 선택하는 시민을 길러내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홍병기 학교장은 "아이들이 식품을 대하는 시각이 넓어지고 질문이 늘었다"며 "체험 중심의 식생활 교육을 계속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 먹거리 교육, ‘정답’보다 ‘태도’를 가르치다
대전원신흥초 복용분교장의 NON-GMO 프로그램은 단순한 이론 수업을 넘어, 학생들이 손과 눈으로 확인하며 스스로 판단하는 경험을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
식탁 위 익숙한 재료에서 출발해 실험·토론·조리까지 이어지는 교육 구조는 초등학생들의 식품 인식 변화로 이어지고 있다.
학교의 지속적 프로그램 확대로 학생들의 건강한 식습관 형성뿐 아니라, 소비자로서 주체적 태도를 기르는 교육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 '안전하고 건강한 학교 급식' 기사는 대전시교육청 지원을 받아 제작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