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청소년의 사이버 폭력·중독의 심각성이 날이 갈수록 커지면서 심각한 사회적 피해를 낳고 있다. 사이버 안에서 폭력의 양상이 갈수록 거칠어지고 범죄화됨에 따라 교육기관의 예방 역량 강화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이에 충남도교육청은 일방적인 교육, 캠페인이 아니라 학생들이 직접 기획하며 학생들의 호응을 이끌어내는 '참여형' 방식으로 사이버 폭력 예방교육을 펼치고 있다. <더팩트>는 앞으로 3차례 걸쳐 충남도교육청 사이버 폭력 '참여형' 예방 정책과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내포=이정석 기자] 최근 학생들 사이에서 스마트폰과 SNS 등의 사용과 노출 빈도가 증가함에 따라 학교 내 사이버 폭력이 급증하며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0월까지 실시한 사이버폭력 집중단속에서 3411건을 적발했는데 전체 피의자 중 10대가 1761건(47.6%)으로 절반 수준에 달했다.
가장 많은 범죄 유형인 딥페이크 성범죄는 10대 피의자가 61.8%(895명)나 됐다.
청소년 온라인 불법도박 문제도 심각하다. 지난 국정감사에서 조계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0대 불법 온라인 중독 상담 건수가 2020년 112건에서 2024년 2459건으로 22배 급증했다고 지적했다.
충남도교육청도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올해 사이버폭력 양상 다변화 추세에 대응하기 위해 학교 현장의 대응 역량 강화와 학생들의 경각심을 높이는 데 집중했다. 특히 학생들이 단순히 교육을 ‘받는’ 것을 넘어, 스스로 기획하고 참여하는 활동을 학교 문화에 조성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운영했다.
◇ 학생이 직접 기획·실행하는 활동 ‘눈길’
예방교육 초·중·고·특수·각종학교를 대상으로 각 학교 상황과 학생 특성에 맞춘 맞춤형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우선 수업과 창의적 체험활동이 연계한 집중교육이 실시됐다. 학교전담경찰관을 활용한 학교폭력 예방교육, 외부 전문강사를 활용한 도박 예방교육, 스마트기기를 활용한 사이버폭력 예방교육, 문화예술과 연계한 예방교육 등 학교별 여건에 맞는 예방활동을 전개했다.
이어 학생 참여형 캠페인과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예방활동을 통해 학생들이 사이버 폭력과 도박의 위험성을 직접 느낄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학교폭력 예방 캠페인송 댄스 챌린지, 학생회 주도 캠페인, 방어자 다짐 쓰기 등 학생이 직접 기획·실행하는 활동이 눈길을 끌었다. 또한 교직원과 학부모 대상 연수를 통해 가정과 학교가 함께하는 예방 환경조성을 시도했다
교육자료는 어울림 프로그램으로 일년나기 교재, 도란도란 학교폭력예방교육 자료,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 콘텐츠 등이 활용됐고, 일부 학교는 외부 전문강사를 초빙해 현장성을 높였다.
◇ 교원 대상 우수사례 공모로 현장 노하우 확산
도교육청은 운영 성과를 공유하고자 우수사례 공모를 진행했다.
교원 부문에서는 학교에서 진행한 수업, 캠페인, 동아리 활동 등의 실천 내용을 보고서 또는 교육자료로 제출받았다. 심사를 거쳐 우수사례로 선정된 18편의 사례는 도교육청 누리집에 공개돼 전 학교가 참고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통해 단발성 이벤트가 아니라, 지역 교육 현장 전반으로 노하우가 확산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했다.
◇ ‘들락날락’ 플랫폼으로 학생들의 온라인 캠페인 전개
도교육청은 학생 온라인 자치활동 플랫폼 ‘들락날락’을 사이버 폭력·도박 예방과 소통의 주요 창구로 활용했다.
주요 프로그램은 ‘학교폭력예방 캠페인송 댄스 챌린지’, ‘사이버폭력·도박 예방 캠페인 공유’, ‘웹툰 댓글 참여’, ‘도박 근절 웹드라마 댓글 참여’, ‘방어자 다짐 쓰기’, ‘예방 아이디어 공모’ 등으로 이어졌다.
이 활동들은 단순 시청이나 학습을 넘어, 학생이 직접 댓글로 의견을 남기거나 영상을 제작·탑재하도록 유도했다.
우수작은 ‘들락날락’ 게시판을 통해 공유해 도내 전체 학생들이 확인하여, 앞으로 학교폭력 예방을 위해 스스로 실천하는 의지를 다질 수 있도록 했다.
캠페인에 참여한 한 학생은 "댄스 챌린지를 제작하면서 친구들과 사이버폭력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고, 서로 지켜주자는 약속을 하게 됐다"며 "재밌으면서도 의미 있는 경험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 예방에서 문화로, 학교의 지속적 실천 견인
도교육청은 이번 기간이 단순한 ‘행사’에 그치지 않고 학생들의 자발적인 변화와 문화 형성으로 이어졌다고 평가했다.
학생들은 교육과 캠페인을 통해 대면 및 비대면 공간에서 타인을 존중하는 태도와 책임 있는 행동을 실천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김지철 교육감은 "사이버폭력과 청소년 도박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문제이며, 예방의 핵심은 교육공동체 모두가 관심을 갖고 협력하여, 예방과 조기 개입을 실행하는 것"이라며 "앞으로도 교육공동체 모두가 함께 노력해 안전하고 행복한 학교 문화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 이 기사는 충남도교육청의 지원을 받아 제작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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