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임병택 시흥시장 "무소의 뿔처럼 시민과의 약속 실천"


"전임 시장이 시작한 '거북섬·서울대 사업' 책임 있게 완수"
서울대병원 착공·앵커기업 유치·시화호 발전 '평가' 바라

임병택 시흥시장. /시흥=김동선 기자

[더팩트|시흥=김동선 기자] 임병택 경기 시흥시장은 '전국 최연소 시장'이다. 1974년생으로 현재 51세. 임병택 시장은 이를 두고 "저도 적은 나이가 아닌데 아직도 최연소"라며 "(정치가) 젊은 사람을 키워주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임병택 시장은 <더팩트>와의 인터뷰에서 "정치가 젊은 사람을 키워야 사회가 혁신될 것"이라며 조란 맘다니 뉴욕시장 당선자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거대 정치인을 경선과 본선에서 꺾은 맘다니의 승리는 결국 혁신에 있다"고 진단했다. 맘다니 당선자는 1991년생, 34세다. 임병택 시장과의 인터뷰는 지난 10일 시흥시장실에서 진행됐다.

-맘다니가 공약한 '무상버스', '무상보육'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맘다니 당선자는 생후 6주부터 5세까지 모든 뉴욕주 아동에게 무상보육을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선 연간 약 150억 달러(약 21조 원)가 필요하다는 추산이다. 무상버스도 막대한 예산이 투입돼야 한다. 하지만 2010년 김상곤 당시 경기도교육감(전 교육부 장관)이 시작한 우리나라 무상급식이 현재 보편적 복지로 발전한 것처럼 '하겠다는 의지'가 필요하다. 첫걸음을 떼는 게 중요한 것이다.

임병택 시흥시장. /시흥=김동선 기자

-시흥에서 무상버스와 무상보육을 시행할 수 있나?

지금 시민들에게 절실한 것은 '먹사니즘'이다. 먹고 사는 게 중요하다는 것 아닌가. 무상보육은 이미 상당 정도 시행되고 있다. 정부·경기도와 함께 보육비, 유치원비를 무상급식과 함께 지원하고 있다. 내년부터는 65세 이상 시민(노인)에게 연간 범위 내에서 버스 요금을 지원한다.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는 이미 요금 일부를 지원하고 있다.

-표를 의식하면 노인부터 지원해야 하지 않았나

미래 주인공이 될 아동·청소년들이 어깨 펴고 사는 게 우선 중요했다. 어르신들께서도 이해해 주셨으리라 믿는다.

-거북섬과 배곧동 문제 해결도 중요하다는 의견이 많다

2018년에 당선됐을 때 물려받은 사업이다. 비어 있는 매각용 토지들, 약 1조 원 수준의 토지가 있었다. 이걸 팔아야 빚을 갚는 구조였다.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지만 장곡역이나 매화역 등 개발 사업이 대기업 유치 등 지역 경제 활성화의 방아쇠가 될 것이다. 최근 서울대학교병원이 착공했고, 종근당이 연구단지 용지를 매입했다. 이들 앵커 기관·기업이 자리를 잡으면 원도심 등 모든 지역에 골고루 예산을 투입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거북섬도 마찬가지다. 남경필 당시 경기도지사 때 협약이 체결돼 진행하기 시작한 사업을 물려받았다. 그러나 책임을 피할 생각은 전혀 없다. 코로나19가 덮치면서 거북섬 경제가 더 큰 타격을 받았다. 정부와 경기도, 시흥시를 믿고 투자하신 분들의 고통을 덜기 위해서는 수도권제2순환고속도로 송도~거북섬 구간 공사를 반드시 실행해야 한다. 거북섬의 교통 흐름이 인천공항으로 이어져야 한다. 그러면 보석 같은 시화호의 무한한 가능성을 투자자와 시민이 공유할 수 있을 것이다. 조정식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시흥을)께서 국회의장이 되셔서 정부의 책임 이행을 꼭 이루어주길 간절히 바란다.

임병택 시흥시장. /시흥=김동선 기자

-서울대병원에 상당히 공을 들였다. 착공 소감이 어떤가

시흥시 미래 변화에 가장 중요한 첫 단추는 '서울대병원을 착공하냐 못 하냐'였다. 유능한 공무원들과 함께 노력한 끝에 드디어 착공했으니 '이를 어떻게 먹사니즘으로 이끌 것인가'가 고민이었는데, 교수들과 대화해 보니 길이 보인다. 분당서울대병원처럼 치료하는 게 아니라 치료와 바이오 연구 융복합 시설로 추진하면서 인공지능(AI)과 의료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해 신약 개발에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그래서 희망을 본다. 서울대병원 완공, 기업 유치 등이야말로 거북섬과 시화호, 지역 경제의 살길이며, 미래 성장동력이다.

-시화호, 우리나라에서 생태계가 제대로 부활한 건 시화호가 처음이다

시흥시 중심에는 생태계의 보고인 시화호가 있다. 천혜의 바다호수를 품고 있는 것은 큰 축복이자 자랑이다. 극심한 환경오염을 극복하며 생태적으로도 높은 가치를 지닌다. 지난해는 시화호 조성 30주년이 되는 해였고, 이를 계기로 시화호 명소화에 주력했다. 경기도 조례로 '시화호의 날'이 지정됐고, 정부 차원의 관심을 끌어냈다. '유네스코 생태수문학 시범유역'으로 선정되면서 시화호를 전 세계에 알렸고, 대표적인 생태환경 복원 및 민관 협력 사례로서의 가치도 인정받았다. '국제서핑대회(WSL) 시흥코리아오픈'과 전국해양스포츠제전을 성공적으로 치러내면서 해양레저관광 허브로서의 역량도 입증했다.

임병택 시흥시장. /시흥=김동선 기자

또한 시화호와 거북섬에 다양한 해양레저 인프라를 조성함으로써 시화호를 서해안 대표 해양레저관광 거점으로 구축하고 있다. 시흥웨이브파크, 해양생태과학관, 아쿠아펫랜드, 거북섬 마리나, 경관브릿지를 조성했고, 내년에는 국내 최대 규모의 아쿠아리움도 들어선다. 시화호와 거북섬을 시흥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만들 것이다. 더불어 수도권 2순환고속도로의 신속한 착공을 위해 노력하겠다. 기적의 호수 시화호가 기후위기 시대에 대응하는 첨병이자, 수도권 가까운 곳의 해양레저 거점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하겠다.

-시흥시장 3선 도전이 숙제다. 과제를 어떻게 풀어낼지 궁금하다

제가 잘한 일도 있고, 못한 일도 있다. 하지만 (시장) 초선 때부터 책임을 미루지 않고 스스로 과제로 삼았던 서울대병원 착공과 더불어 시흥시의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는 것은 올바른 평가를 받고 싶다. 시흥을 살리기 위해 시화호, 거북섬, 배곧신도시, 바이오산업 육성, 시흥·광명 3기 신도시 모두 성공해야 한다. 다행히 목표 도달에 상당히 가까웠다고 생각한다. 저에게 숙제는 시민들과의 약속 실천이다. 지금까지 살아온 것처럼 좌고우면(左顧右眄)하지 않고 무소의 뿔처럼 묵묵히 나아가겠다.

임병택 시흥시장. /시흥=김동선 기자

임병택 시장은 지난 1974년 전남 여수에서 태어나 초·중·고등학교를 모두 그곳에서 졸업했다. 1997년 전남대학교 법학과에 늦깎이로 입학해 고시 공부를 하던 중 지난 2000년 노사모를 결성하면서 정치에 입문했다.

백원우 국회의원(통합민주당·시흥갑) 보좌관, 청와대 대통령비서실 국정홍보행정관·사회조정행정관으로 근무했다. 노무현 대통령 퇴임 후인 지난 2008년 봉하마을에 내려가 지원 업무를 맡았다. 제8대·9대 경기도의원, 민선7기·8기 시흥시장에 당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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