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순천=고병채 기자] 전남 순천시는 고 법정스님이 송광사 불일암에서 직접 제작해 사용한 '빠삐용 의자'가 국가유산청의 근현대 예비문화유산으로 선정됐다고 13일 밝혔다.
이번 예비문화유산 선정은 건설·제작된 지 50년이 지나지 않은 근현대문화유산 중 향후 등록문화유산으로 보존 가치가 높은 사례를 발굴하기 위한 제도다. 순천에서는 '빠삐용 의자'를 포함해 총 10건이 이름을 올렸다. 국가유산청은 훼손과 멸실 위험이 높은 근현대 유산을 체계적으로 보호하고 지역의 미래 문화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이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법정스님 '빠삐용 의자'는 지난 1976년 순천 송광사 불일암에서 스님이 땔감용 나무를 다듬어 직접 만든 생활 유물로, 검소하고 절제된 수행자의 삶을 상징한다. 명칭은 영화 '빠삐용'의 주인공이 외딴섬에서 삶을 낭비한 것과 대비해 수행자는 고독 속에서 자신을 성찰해야 한다는 뜻을 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순천시는 이번 예비문화유산 선정이 법정스님의 '무소유' 정신을 지역의 문화적 자산으로 확장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법정스님은 종교를 넘어 '무소유' 가르침으로 많은 국민에게 울림을 준 분"이라며 "이번 선정은 그 철학을 후대에 잇는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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