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남해=이경구 기자] 경남 남해군이 기존 도로 인프라를 활용한 '무궤도 전기열차(TRT)'를 도입해 해양광역철도 시대를 열겠다는 구상으로 '철도교통망 신설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
남해군은 지난달 철도 전문가들과 간담회를 열고 타당성과 경제성 확보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고 7일 밝혔다.
이 자리에서 한국철도기술연구원 사공명 원장은 "철도 1km 건설에는 약 5000억 원이 소요되고 해상 교량 등은 일반 교량보다 훨씬 많은 예산과 공기가 필요하다"며 "기존 철도 방식으로 남해까지 연결하기는 경제성(B/C) 측면에서 현실화가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남해군에 적합한 철도 교통 솔루션으로 '무궤도 전기열차(TRT)' 도입을 제안했다.
TRT는 2010년대 이후 유럽과 중국 등지에서 실용화된 첨단 친환경 운송수단이다. 기존 철도의 레일 대신 일반 도로 위 안내선을 센서와 인공지능(AI)으로 인식해 주행하며 여러 객차를 연결해 대량 수송이 가능하다.
전기 배터리를 사용하는 저소음·무공해 교통수단으로 기존 도로망을 그대로 활용하기 때문에 공사 기간 단축 및 비용 절감 효과가 크다. 특히 TRT는 기존 트램과 달리 레일이 필요 없고 교량·터널 등 주요 인프라에도 별도의 철로 공사 없이 진입이 가능하다.
남해군은 TRT 노선이 현실화될 경우 KTX 환승을 통한 수도권 접근성 향상은 물론 여수–남해–사천 관광 트라이앵글 구축으로 지역 관광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 남해∼여수 해저터널과 해상국도를 연계해 가덕신공항까지 연결하는 트램 운행 구상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근 남해군을 비롯한 7개 지자체가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대전∼남해선'을 반영하기 위해 공동 대응에 나섰으며 사천 우주항공벨트와 여수·광양 산업벨트를 잇는 동서 철도 연결망 구상도 구체화되고 있다.
여기에 '광양항~사천 우주항공도시~남해'를 잇는 산업철도 연장 구상도 더해지면서 동서 교통축의 시너지가 기대된다.
이에 남해군은 철도교통망 확충의 절호의 기회로 보고 실현 가능한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
장충남 군수는 "해저터널, 남해~사천 항공우주벨트, 가덕신공항 등과 연계한 철도 교통망 확충은 남해가 미래 교통축의 중심지로 도약할 절호의 기회"라며 "TRT는 남해군의 교통 혁신뿐 아니라 대한민국 남해안의 경제·관광·물류 활성화를 이끌 상징적 교통수단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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