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천안=정효기 기자] 천안 독립기념관의 단풍나무숲길은 낮에도 아름답지만, 밤이 되면 전혀 다른 환상의 세계가 펼쳐진다.
해가 지고 어둠이 내려앉으면, 이 길은 빛으로 수놓은 하나의 거대한 예술 작품이 된다. 나무들은 조명을 입고 생기를 되찾고, 길 위에는 계절의 색이 투사되어 걷는 이의 마음을 물들인다.
단풍나무숲길은 천안 독립기념관 내 약 3.2㎞ 구간을 단풍나무로 조성한 산책로이다. 늦가을이면 붉고 노란 단풍이 절정을 이루며 환상적인 풍경을 선사해 매년 수만 명이 찾는 대표적인 가을 관광명소이다.
야간개장 기간에는 단풍나무숲길을 따라 다양한 조명 연출이 펼쳐지고, 겨레의탑 미디어파사드를 비롯해 야외 전시, 포토존, 먹거리 판매전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운영되어 가족 단위 방문객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숲길의 시작은 조용한 기대감으로 가득하다. 나무들이 아치형으로 길을 감싸며, 그 사이로 은은한 조명이 반짝인다. 마치 별빛이 나뭇잎 사이로 스며든 듯한 풍경은, 첫 발걸음부터 관람객을 환상의 세계로 이끈다.
길을 따라 걷다 보면, 바닥에 펼쳐진 단풍잎 조명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붉고 노란 잎들이 빛으로 투사되어, 마치 가을의 정취를 발로 밟으며 걷는 듯한 느낌을 준다.
계절을 시각적으로 체험하게 하는 이 연출은 단순한 조명이 아닌, 감성을 자극하는 예술이다. 조용히 걷는 발걸음마다, 빛과 그림자가 교차하며 숲길은 살아 움직인다.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속도를 늦추고, 주변을 둘러보며 감탄을 내뱉는다. 아이들은 빛을 따라 뛰고, 어른들은 그 순간을 사진으로 남긴다.
숲길을 나오면 두 개의 수직 구조물이 밤하늘을 향해 우뚝 솟은 겨레의탑이 눈앞에 보인다.
탑에는 미디어파사드로 전통 한국 미술과 풍경이 빛으로 투사되어 민족의 염원을 시각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겨레의탑은 대한민국의 독립과 통일을 향한 염원을 담은 상징적 공간이다.
빛으로 수놓인 겨레의탑 앞에 이르면,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발걸음을 멈추고 찬란한 조명 속에서 사진을 찍거나 함께 감상을 나누며 늦가을 밤의 분위기를 즐긴다.
독립기념관 단풍나무숲길 야경은 빛으로 물든 산책로를 따라 걷는 동안, 자연의 아름다움과 역사적 의미가 어우러지며 과거와 현재를 함께 되새기는 시간으로 관람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독립기념관 단풍나무숲길 야간개장은 11월 9일까지 금·토·일 운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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