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대전장대초, ‘NON-GMO 사업학교’로 안전한 급식문화 새 모델 제시


[더팩트-대전시교육청 공동캠페인 '안전하고 건강한 학교 급식'④]

대전장대초등학교 급식실 앞에는 NON-GMO를 홍보하는 전시장이 배치돼 있다. /정예준 기자

학교 급식에 대한 중요성은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과거 학교 급식이 먹는 것에 치중이 됐다면 현재 학교급식은 영양·식생활교육도 함께 이뤄지고 있다. 학교 현장과 가정이 함께 하는 영양·식생활교육은 학생들의 올바른 성장과 식습관 형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에 <더팩트>는 총 10회에 걸쳐 대전시교육청의 학교 급식 정책과 우수 영양·식생활교육 운영학교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네 번째 순서는 NON-GMO 사업으로 안전한 급식문화를 선도하고 있는 대전장대초등학교를 찾아갔다. [편집자주]

[더팩트ㅣ대전=정예준 기자] "콩나물이 자라는 걸 직접 보니까 신기했어요. 제가 기른 콩나물로 국을 끓여 먹었는데, 그게 진짜 맛있었어요."

대전장대초등학교 4학년 학생의 말에는 배움의 즐거움과 뿌듯함이 묻어 있다. 단순한 체험이 아니다.

대전장대초는 올해 대전시교육청의 ‘NON-GMO 사업학교’로 선정돼 학생들이 ‘먹거리 안전’을 직접 배우고 실천하는 교육의 장을 열었다.

‘안전한 급식’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스스로 건강한 식재료를 구분하고 합리적으로 선택하는 힘을 기르는 교육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대전장대초등학교 학생들이 NON-GMO 콩나물 만들기 체험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정예준 기자

◇ "먹거리도 하나의 배움"…체험 중심의 식생활 교육

대전장대초의 NON-GMO 사업은 단발성 행사가 아니다. 올해 4월부터 12월까지 9개월간 이어지는 장기 프로그램으로, 전교생과 학부모, 교직원이 모두 참여한다.

학교는 ‘유전자 조작 없는 안전한 식품’을 주제로, 급식과 교육, 체험을 아우르는 4대 영역 △NON-GMO 식재료를 이용한 급식 제공 △홍보활동(현수막·가정통신문·학교 홈페이지 안내) △체험활동(콩나물 기르기·식품전시회·퀴즈대회) △식생활교육(‘GMO 식품 바로 알기’ 수업)을 운영하고 있다.

무엇보다 ‘NON-GMO 급식의 날’은 학생들에게 가장 익숙하면서도 강력한 교육의 장이다.

매달 1~2회 열리는 이날은 학교 식당 메뉴 전부가 NON-GMO 식재료로 구성된다. 무농약두부김치, 콩나물곤드레밥, 돈육두부오븐구이 등 국산 농산물 중심의 건강식이 제공된다.

학생들은 자연스럽게 ‘GMO와 NON-GMO의 차이’를 식판 위에서 경험한다. 김영옥 영양교사는 "단순히 식단이 달라진 게 아니라, 학생들이 스스로 ‘이 식재료는 왜 안전할까?’를 고민하는 계기가 된다"고 말했다.

대전장대초등학교 학생들이 NON-GMO 콩나물 만들기 체험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정예준 기자

◇ 콩나물 기르기, 가정으로 이어지는 ‘생활 속 교육’

체험학습은 장대초 NON-GMO 교육의 핵심이다. 그중에서도 4학년 학생 전체가 참여한 ‘NON-GMO 콩나물 기르기’는 학교와 가정을 잇는 프로그램으로 큰 호응을 얻었다.

학생들은 학교에서 제공한 콩나물 재배세트로 집에서 직접 콩나물을 길렀고 물 주기와 성장 관찰을 기록지에 적고, 마지막에는 사진을 붙여 제출했다.

아이들은 단순히 ‘식물 기르기’를 넘어, NON-GMO 식품의 의미를 생활 속에서 체험했다.

"콩나물이 하루하루 커지는 게 신기했어요. 제가 직접 기른 걸로 국을 끓여 먹을 때는 뿌듯했어요" 한 학생의 말처럼 교육은 식탁 위에서 완성됐다.

이 경험은 ‘먹거리의 출발점이 어디인가’, ‘내가 먹는 음식이 어떻게 자라는가’를 배우는 실제적 학습 중 하나였다.

대전장대초등학교 학생들이 NON-GMO 식품 퀴즈대회 추첨을 하고 있는 모습. /정예준 기자

◇ 퀴즈대회와 전시회, 모두가 참여한 배움의 축제

지난 9월에는 학교 전체가 참여한 ‘GMO 식품 바로알기 퀴즈대회’가 열렸다.

전교생 355명이 참여했고, 전교회장단이 직접 추첨을 맡았다. 퀴즈 내용은 수업시간에 배운 GMO 식품의 정의, 표시제도, 전통 장류의 NON-GMO 의미 등이었다.

6학년 전교회장 이지아 양은 "전교생이 다 참여해서 분위기가 활기찼다"며 "상품보다도 ‘내가 아는 지식으로 문제를 푸는 재미’가 컸다"고 말했다.

6학년 김가은 양은 "매년 할 때마다 새롭게 알게 되는 게 많다"며 "내년 대회도 꼭 참여하고 싶다"고 전했다.

같은 기간 열린 NON-GMO 식품전시회에서는 국산콩으로 만든 된장·간장·고추장, 무농약쌀, 감자전분, 찹쌀가루, 참기름 등 우리 농산물이 전시됐다. 전시물 옆에는 ‘GMO 식품의 종류’, ‘유전자변형의 영향’, ‘식품표시 읽는 법’ 등이 안내돼 있었다.

학부모와 교사들도 함께 참여하며 "우리 주변 식품 대부분이 GMO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을 새롭게 인식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 수업 속으로 들어온 ‘먹거리 인문학’

장대초의 NON-GMO 교육은 단지 체험에서 끝나지 않는다. 교실 속에서도 ‘GMO 식품 바르게 선택하기’라는 주제로 창의적 체험활동이 이뤄졌다.

학생들은 영화 옥자의 일부 영상을 보며 유전자 조작의 개념을 이해하고, GMO가 만들어지는 과정과 장단점을 토론했다. 이어 실제 가공식품 사진을 보며 GMO 표시를 찾는 활동을 진행했다.

교사는 GMO 표시 의무와 예외 규정을 안내하며, "학교 급식은 NON-GMO 인증을 받은 국산콩으로 만든 된장과 두부를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학생들은 이를 통해 ‘안전한 급식’이 어떤 과정을 거쳐 실현되는지 깨닫는다.

수업 마지막에는 ‘나는 GMO 식품을 이렇게 생각한다’는 주제로 토론이 이어졌고, 학생들은 포스트잇에 자신의 생각을 적어 ‘생각나누기판’에 붙였다. "GMO는 식량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서 좋다"는 의견부터 "생태계를 파괴할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는 의견까지 다양했다.

이는 곧 비판적 사고력과 의사소통 역량을 기르는 식생활 교육의 본보기가 됐다.

대전장대초등학교 학생들이 점심식사를 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정예준 기자

◇ 안전한 급식에서 지속가능한 식문화로

학교는 이 같은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의 ‘식품 선택 태도’가 눈에 띄게 바뀌었다고 말한다.

김영옥 영양교사는 "학생들이 이제 식품을 살 때 원산지와 표시사항을 확인하는 습관을 가지게 됐다"며 "급식 신뢰도도 높아졌다"고 전했다.

또 "한 번의 사업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아이들이 성장할 때까지 이어지는 문화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여정 대전장대초등학교 교장은 "NON-GMO 사업학교 운영은 단순한 식재료 관리가 아니라, 학생과 학부모가 함께 건강한 식문화를 배우는 과정"이라며 "생활 속 실천으로 이어지는 교육이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교육현장에서도 긍정적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장대초의 사례는 ‘학교급식의 질적 향상’과 ‘식생활교육의 통합 운영’을 결합한 모델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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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전하고 건강한 학교 급식' 기사는 대전시교육청 지원을 받아 제작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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