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남북 주민이 함께?…경기도 문화 체험 프로그램 '반쪽짜리' 전락 우려


'남북한 주민 함께하는 문화 체험', 접수 인원은 비 탈북민뿐
접수 시 탈북민 여부 확인 불가…준비 미흡·운영 미숙 드러나

지난 9월 15일 진행된 ‘경기권 통일플러스센터’ 개관식에 참석한 김동연 경기도지사(오른쪽)와 김동근 경기 의정부시장이 센터 내부에 전시된 북한의 현황을 둘러보고 있다. /더팩트DB

[더팩트ㅣ의정부=양규원 기자] 경기도가 기존 남한 주민들과 북한을 벗어나 대한민국에 정착한 탈북민들의 상호 문화 공유 및 소통, 유대감 형성 등을 위해 진행한 '남북한 주민이 함께하는 문화 체험 프로그램'이 사실상 '반쪽짜리'로 전락해 운영 취지를 무색하게 하고 있다.

29일 경기도에 따르면 해당 프로그램은 의정부시에 위치한 '경기권 통일플러스센터'에서 지난 27일 아로마 테라피 프로그램이 처음 시작됐고, 누름꽃 공예, 원예 테라피 프로그램은 오는 11월 4일과 5일 각각 처음 운영될 예정이다. 오는 12월 27일까지 매주 1차례씩 진행된다.

각 프로그램은 회차별 15명씩 선착순으로 수강생을 모집하며 홍보 포스터 속 QR코드를 접속하거나 센터 누리집을 통해 신청하도록 하고 있다.

첫 프로그램으로 시작된 아로마 테라피의 1회차 교육에는 접수 마감까지 비 탈북민 15명만이 신청한 상태였는데 다행히 교육 당일 40대 여성 2명과 50대 여성 1명 등 3명의 탈북민이 현장에서 수기로 접수하면서 그나마 '구색'은 맞출 수 있었다.

오는 11월 4일 시작되는 누름꽃 공예에는 현재 15명이 접수를 마친 상태지만 11월 5일 진행될 원예 테라피에는 현재 8명만 접수한 상황으로 정원도 채우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욱이 접수자들의 탈북민 여부도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이라 애초 프로그램의 기획 취지였던 '남북한 주민이 함께 한다'는 목표도 프로그램 시작 당일이 돼서야 확인할 수 있는 형편이다.

상황이 이러해지자, 애초 선착순 모집이라는 기존 원칙도 일부는 '탈북민 신청자 우선 접수'로 변경했으나 모집이 끝난 상황에서도 탈북민 여부를 확인할 수 없는 등 준비에 허점을 보였다.

이밖에 이 프로그램은 애초 지난 27일부터 각 교육별로 매주 월요일과 화요일, 수요일에 각각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월요일 아로마 테라피를 제외하고는 강사 일정 등의 이유로 첫 주에는 교육을 진행하지 못하는 것으로 확인돼 운영상 미숙도 드러났다.

아울러 경기도 내 탈북민이 많은 지역은 경기 화성시, 평택시, 고양시 등이지만 막상 프로그램은 의정부시에서 진행되면서 행사 대상자들의 접근성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프로그램을 준비했다는 비판도 면하기 어려워 보인다.

이에 대해 경기도 관계자는 "하나센터 등 기관에 프로그램에 대한 홍보를 요청했고 일부 문자로도 프로그램 참여를 홍보하기도 했으나 참여율이 저조한 것은 사실이다"면서 "탈북민의 경우 QR코드 접수가 불가능한 경우도 있어 당일 수기로 접수도 가능하게 했으며 인원이 차더라도 탈북민들은 추가로 수강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올해 첫 행사이고 센터 홍보 차원에서 의정부시에서 진행했지만 내년부턴 탈북민이 많은 지역에서 권역별로 진행하는 방안을 고민 중이다"고 덧붙였다.

vv830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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