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세종=김형중 기자] 세종시의 한 중학교에서 도덕수업 시간에 학생들에게 북한 선전가요를 들려주고 가사를 받아쓰게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세종시교육청은 "정상적인 교육과정에 따른 수업"이라고 해명했지만, 지역 학부모단체들은 "헌법 정신에 반하는 사상교육"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22일 세종교육연합·세종시건강한학부모연합·교육바로세우기운동본부 등 지역 학부모단체들에 따르면 이들은 21일 세종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세종시 한 중학교의 교사가 도덕시간에 북한 선전가요 '달려가자 미래로'를 활용해 수업을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학생들은 노래를 들으며 가사를 받아쓰는 활동을 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이 곡에는 '내 나라 부강조국 낙원으로 꾸리자' 등 북한 체제를 미화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이와 관련해 세종시교육청은 언론을 통해 "학생들의 학습 동기를 높이기 위한 활동으로 정상적인 교육과정에 부합한다"고 밝혔다.
세종시교육청 관계자는 "도덕 교과의 '북한 이해' 단원과 연계된 수업으로 특정 이념을 주입하기 위한 의도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학부모단체들은 "교육청의 해명은 상식에 어긋난다"며 반발했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북한 찬양가요를 학생들에게 들려주고 받아쓰게 하는 것은 교육이 아니라 세뇌"라고 주장했다.
학부모단체들은 "자유민주주의를 기본 이념으로 하는 대한민국에서 공산주의 체제를 찬양하는 내용의 교육은 명백히 헌법 정신에 위배된다"며 "도덕 교과서의 '북한 이해' 단원은 객관적 이해를 위한 것이지 찬양을 위한 것이 아니다"고 비판했다.
SNS에서도 "이게 정상 수업이라면 주체사상 교육도 가능한 것이냐", "부모들이 가만히 있어선 안 된다" 등 교사와 교육청을 비난하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학부모단체들은 세종시교육청에 △수업 전면 재조사 및 공식 사과 △수업 자료와 진행 경위 공개 △헌법 가치 기반의 교육 관리 감독 강화 등을 요구했다.
이들은 "세종시 학생들이 학교에서 올바른 국가관과 안보관을 배울 수 있기를 바란다"며 "교육청이 빠른 시일 내에 책임 있는 답변을 내놓지 않을 경우 전국 학부모단체와 연대해 행동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앞서 학부모단체들은 지난 17일 세종시교육청 감사관실에 해당 사안에 대한 감사 요청서를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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