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여군, '대동여지도 읽기' 전시회 연다…유홍준 교수와 인연


20년 문화교류의 결실...오는 24일부터 2달간 열려
865점·27억 원 상당 유물 기증...부여군립미술관 건립 추진

전시 예정인 대동여지도 /부여군

[더팩트ㅣ부여=김형중 기자] 충남 부여군이 20년 가까이 이어온 유홍준 명지대 석좌교수와의 문화 인연을 바탕으로 또 한 번 뜻깊은 전시회를 연다.

부여군은 오는 24일부터 12월 16일까지 부여문화원에서 '유홍준 교수 기증 유물전 – 대동여지도 읽기: 고지도에서 배운다'를 개최한다고 16일 밝혔다.

이번 전시는 지난 2016년 첫 유물 기증 이후 매년 열려온 '유홍준 교수 기증 유물전'의 열두 번째 전시다. 부여군과 유 교수의 20년에 걸친 문화교류의 결실을 보여준다.

두 사람의 인연은 지난 2006년 유 교수가 부여 외산면 반교리에 휴휴당을 짓고 머물면서 시작됐다. 이후 2009년부터 부여문화원이 주관한 '유홍준과 함께하는 부여 답사'를 매년 두 차례 이상 이어오며 올해 봄까지 56회를 기록했다.

본격적인 협력은 지난 2016년 6월 24일 체결된 ‘문화예술 교류 및 유물 기증 협약’에서 비롯됐다. "기증 유물을 통해 군민이 문화예술을 향유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로 마련된 이 협약을 계기로, 유 교수는 백제 관련 유물과 부여 지역 서화, 조선백자, 민속품 등 865점을 기증했다. 감정가만 27억 원에 달하는 귀중한 유산이다.

기증품 가운데에는 운보 김기창, 고암 이응노, 남농 허건, 취봉 김종원 등 한국 근현대 서화계의 거장 작품을 비롯해 부여 출신 서화가 우당 유창환, 일창 유치웅, 백하 김기승 등의 작품이 포함됐다.

전시 예정 아시아 고지도 /부여군

또한 백자달항아리, 팔도반닫이, 고건축 현판 등 생활 민속품과 도예가 한익환·김익영·박영숙의 작품도 선보인다.

부여군은 이 유물을 기반으로 '부여군립미술관' 건립을 추진 중이다. 전시 개막식에서는 유 교수에게 감사패를 전달할 예정이다.

올해 전시의 주제는 '대동여지도 읽기'다. 조선 후기 지도 제작자 김정호의 걸작 '대동여지도'를 중심으로, 조선과 세계의 고지도를 함께 살펴볼 수 있다.

대동여지도는 22첩으로 구성된 목판본 화첩으로 이어 붙이면 세로 6.7m, 가로 4m에 달하는 장대한 규모를 자랑한다. 전시에서는 정밀 복사본을 통해 일반 관람객도 그 웅장함을 직접 체험할 수 있다.

이 밖에도 '동여도' 복사본(서울역사박물관 소장), 조선시대 천문도인 '천상열차분야지도', '혼천전도' 그리고 15~19세기 유럽 고지도와 1900년 영국 군함 ‘사마랑호’가 측량한 '한국 다도해 지도' 등 희귀 자료들이 공개된다.

전시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된다. 일요일과 공휴일은 휴관한다. 개막식은 오는 24일 오전 11시 부여문화원 로비에서 열린다.

박정현 부여군수는 "유홍준 교수의 깊은 문화애와 부여 사랑이 쌓여 오늘의 결실을 맺었다"며 "기증 유물을 중심으로 부여가 대한민국 문화예술의 중심지로 우뚝 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tfcc2024@tf.co.kr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