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부산=박호경 기자] 올해 4월 부산 사상~하단선 도시철도 공사 현장 인근에서 발생한 땅 꺼짐(싱크홀) 현상은 부실한 차수벽과 누적된 강우량, 하수시설 누수 등으로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부산시 지하사고 조사위원회(조사위)는 지난 4월 13, 14일 사상구 새벽로에서 발생한 땅 꺼짐 사고 원인 조사 결과를 1일 발표했다.
조사위는 사고 지점과 인접한 사상~하단선 도시철도 1공구 공사 중 차수벽 시공 품질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해 지하수 유출을 차단하지 못한 점이 주원인이라고 밝혔다.
사고 지점 지반이 연약지반임을 고려해 애초 차수벽은 콘크리트 벽체로 만드는 'C.I.P 겹칩주열말뚝' 공법으로 설계됐으나 교통혼잡 민원 발생을 우려해 시멘트액을 주입해 토사 유출을 막는 'SGR 차수공법'으로 변경됐다.
하지만 지반 내 빈 공간에 그라우팅 재(차수용 시멘트 액)를 충분히 주입하지 못해 지하수와 흙 입자가 유출되면서 곳곳에 작은 공간이 형성된 상태였다.
이와 함께 사고 당일 33~40㎜가량 내린 비와 우수박스·하수관 파손으로 흘러내린 물이 차수 기능을 상실한 차수벽을 통해 지하수와 흙 입자가 다량 유출되면서 5m·폭 3m와 깊이 0.5m·폭 0.8m의 땅 꺼짐이 발생했다.
조사위는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해 차수벽 보완, 파손된 지하매설물 정비, 자동 계측 기반의 상시모니터링 체계 구축, 지반침하위험도평가 등 대책 이행을 권고했다.
부산시는 최근 2년간 사상∼하단선 공사 현장에서 10여 차례 땅 꺼짐이 발생하자 상설 전담 조직을 만들어 월 2회 이상 지표투과레이더(GPR) 탐사, 하수박스 보수·보강, 상수도관 원격 누수 감시, 지하수위 계측 강화, 노후 하수시설 정비 등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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