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인천=김형수 선임기자] "중국 등 해외 바이어들의 발길이 가벼워졌다는 느낌입니다. 코로나19 이전처럼 기능성 플라스틱 필름 분야의 수출 회복이 기대됩니다."
심영수 '진영' 회장은 "자원순환과 환경보호에 대한 인식은 유한한 지구 자원의 고갈을 극복하고 지속가능한 인간의 삶을 보장하게 된다"며 "CEO로서의 경영 의지이고 철학"이라고 말했다.
이어 "안전하고 쾌적한 주거 환경을 구현하고 건강한 사회에 기여하는 제반 커머스 활동이 궁극적인 진영의 비즈니스 영역"이라며 "경영 자산 에너지는 임직원과의 소통과 교류 강화"라고 강조했다.
몇 년 전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수출 품목의 해외 진입이 어려웠던 시기를 극복하고 화재로부터 시민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사업 확장에 나선 심 회장을 29일 오후 인천 서구에 위치한 진영 본사에서 만났다.
지난 2023년 코스닥에 진입한 진영은 세계 최초로 친환경 ASA(Acrylate-Styrene Acrylonitrile) 기반 소재를 개발하고 고기능성 데코시트 시장을 선점해 나가고 있는 환경 분야의 인천 뿌리기업이다.
가구를 비롯한 가전, 반도체, 자동차, 건축 등 다양한 산업에 사용되는 플라스틱 제품을 생산하고 있으며 친환경을 바탕으로 제품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모든 스크랩을 재활용해 리사이클, 업사이클을 실천하고 있다.
진영은 이 같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최근 집단 주거지역 등의 화재 안전을 위한 방염 기능성 필름을 개발해 주목받고 있다. 지난 3일 한국소방산업협회가 충북 음성 한국건설방재시험연구원에서 진행한 '방염처리 물품의 화재 확산 억제 효과' 실험에서 화재 확산 지연과 화재 초기 피난시간 확보의 효과가 입증됐다.
심 회장은 "화재 현장에서의 골든타임 확보는 매우 중요하다"면서 "친환경 방염 ASA 필름을 가구 등의 표면 처리에 적용하면 5분 정도의 골든타임을 유독가스에서도 안전한 초기 진압 시간인 30분대로 연장해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심 회장은 이어 "지난 8월 연이어 발생한 대구와 부산에서의 일가족, 모자 사망 화재 사건 등은 빠르게 퍼지는 유독가스의 영향도 컸다"면서 "일반 ASA 제품과는 현격히 대비되는 친환경 저독성 방염 인테리어 마감재인 '안타제로(Anta Zero)'가 개발된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고 안전을 보장하는 국가 정책이 제도화되길 기대한다"며 "건축법, 소방시설법 등을 다루는 국회 행안위, 국교위 등에서 대형 건설사의 건축 안전 기준을 강화하고, 공공 건물·대규모 다중시설 등에 대한 방염 소재 사용의 법적 의무화가 뒤따라야 할 시점이다"고 강조했다.
진영이 개발한 ASA 수지는 아크릴 고무와 투명성, 광택성이 우수한 플라스틱인 SAN이 결합한 공중합체며, 현재 주방가구 및 건설 전문 업체에 공급되고 있는 ASA 데코 시트는 LG화학과 공동 개발한 고품질 제품이다.
심 회장은 "ASA 수지는 자동차 등의 고기능 부품에 사용되고 있다"면서 "데코시트 '이지움' 상품은 내후성이 우수해 물성 및 외관 변화가 적은 친환경 소재로서 코팅 표면을 강화해 일상적인 마모와 손상에 대한 내구성이 뛰어나 가구 수명이 대폭 연장되고 내후성 또한 강력해 클린효과는 물론 변색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친환경 외장재인 ASA 수지 개발은 세계 최초로 인테리어와 가전제품 등에 활용된 첨단 기술력"이라며 "생활 가전 가까이에도 진영의 테크닉이 있다. 업사이클링 선도 기업으로서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마케팅에 주력하겠다"고 했다.
심 회장은 어려웠던 코로나19때 친환경 기술 개발에 전념했던 탓에 현재는 해외시장에서의 샘플 오더가 많이 들어오고 있다며 환한 웃음을 보였다.
그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수출 판로가 강제로 막혔던 2년여 동안의 수출 하락 시기에 중국 시장에서는 상표를 도용한 수십 개의 가짜 상품이 싸게 나돌았다"면서 "이른바 짝퉁 상품에 시장이 교란되는 걸 보면서 친환경 기술 개발은 현실적 과제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중국, 인도, 폴란드, 일본, 튀르키예 등에서 업그레이드 된 제품에 대한 샘플 오더가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내년 상반기에는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내다봤다.
심 회장은 경영 자산 에너지는 임직원과의 소통과 교류 강화라고 했다.
심 회장은 "물적 자원도 중요하지만 인적 자원은 경영 에너지를 북돋기도 하고, 때로는 침체된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원동력으로서 '우리'라는 결집력을 형성하게 된다"며 "임직원과의 소통과 교류는 안정적인 페이스를 유지하고 미래를 조망할 수 있는 희망의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또 "자원은 후대에도 필요한 것으로 버려지는 자원을 재활용할 수 있는 사업은 국가 사회에도 공헌할 수 있는 분야이기 때문에 좀 더 투자의 폭을 넓혀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심 회장은 플러스 사고를 실천하는 CEO이다. 그래서 주위에서 친분을 유지하는 동료들 사이에서는 성장을 돕는 '브릿지' 역할을 잘 하는 기업인으로 통한다.
그는 "내수 시장만으로는 중소기업 성장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면서 "새로운 기술 개발을 통해 해외시장을 공략하고 시장 선호도가 상승하는 추세이어서 해외 바이어들의 반응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진영은 지난달 18일 특허 'ASA 수지 기반 친환경 방염 수지 조성물 및 이를 이용한 가구용 친환경 ASA 방염시트 및 가구'를 등록했다. 기존의 특허기술에 이어 특허 연구를 지속해 나갈 계획으로 알려졌다. 지문, 오염, 스크래치 등에 내구성을 지닌 '퍼펙트 클린'이 진영의 상징성이다.
심영수 회장은 "진영은 다양한 소재와 기술을 융합한 기술 시도로 혈당 측정기 필름 등 고품질 제품을 연구 개발하고 세계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며 "특히 후세대도 안전하고 건강하게 지속가능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글로벌 친환경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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