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구미=정창구 기자] "이곳에서는 모두가 같은 이웃이고, 한 가족입니다."
지난 주말인 28일 구미 낙동강체육공원에서 구미가톨릭근로자문화센터 주관으로 '제20회 외국인 주민 문화축제'가 열려 15개국 출신 외국인 주민과 시민 등 1000여 명이 화합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청명한 가을 하늘이 끝없는 바다처럼 펼쳐진 낙동강 체육공원에서 열린 이번 행사는 국적과 세대를 넘어 문화적 다양성을 나누고 화합을 꽃피우며 지난 20년간 이어온 다문화 교류의 성과를 되돌아보는 자리가 됐다.
행사는 한두레예술단의 풍물놀이와 사자탈 공연으로 시작해 15개국 기수단의 입장으로 세계가 구미에 모여든 듯한 장관을 연출했다.
행사장 곳곳에는 전통 음식과 문화 체험 부스가 마련돼 참가자들은 서로의 문화를 직접 입고, 맛보고, 배우며 다름 속의 아름다움을 발견했다.
특히 외국인 주민이 직접 무대에 올라 장기자랑, K-팝 댄스, DJ 파티를 선보이자 현장은 국적을 넘어 하나로 어우러진 거대한 축제의 장으로 변했다.
시민과 외국인 주민이 손을 맞잡고 함께 춤추고 노래하는 모습은 '글로벌 구미'의 현재와 미래를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이었다.
현장에 함께한 베트남 출신 참가자 응우옌 티 하(32) 씨는 "한국에 온 지 10년이 넘었지만 오늘처럼 제 문화를 당당히 소개하고 시민들과 함께 나눌 수 있어 정말 행복하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구미시민 김지연(45) 씨는 "아이와 함께 외국 음식을 맛보고 전통 의상도 입어보니 다문화가 결코 낯선 것이 아니라 우리 삶의 일부라는 걸 느꼈다"고 소감을 말했다.
송양업 구미가톨릭근로자문화센터장은 "이번 행사는 지난 20년간 지역에 뿌리내린 다문화 공동체의 발자취를 돌아보고, 앞으로의 포용적 성장을 다짐하는 의미 있는 시간이기도 했다"며 "낯설음이 이해로, 다름이 존중으로, 그리고 만남이 감동으로 이어진 이번 축제를 통해 구미가 진정한 '더불어 사는 도시'로 나아가고 있음을 증명했다"고 말했다.
김장호 구미시장은 "서로 다른 문화적 배경을 가진 이들이 함께 어울린 뜻깊은 시간이 됐다"며 "구미가 다문화 공동체로서 더 크게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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