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대구=박병선 기자] 해마다 충돌과 논란을 빚은 '대구퀴어문화축제'가 올해는 별다른 사고 없이 끝났다.
제17회 대구퀴어문화축제가 20일 중구 2·28기념공원 앞 도로에서 20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열렸다.
이날 축제는 낮 12시부터 중앙네거리와 공평네거리 사이 3개 차로에서 시작돼 문화공연, 거리 퍼레이드 등의 순으로 이어졌다.
참가자들은 단체별로 부스 50여 개를 설치해 성소수자와 연대 단체의 활동 등을 홍보했다.
배진교 대구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장은 "17회를 여는 동안 1년에 단 하루 축제를 하는 데도 매번 국가 권력과 싸우고 시민들을 설득해야 했다. 우리의 공간을 만들어내는 것 자체가 여정"이라면서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혐오를 극복하고 우리의 자긍심과 연대를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연단에 올라 현재 국회에 발의된 차별금지법과 생활동반자법이 제정돼야 성소수자의 인권이 보장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경찰이 기독교단체와의 충돌을 우려해 철제 펜스로 축제장을 둘러싸고 통로는 1개만 만들어 놓아 시민들의 행사장 접근이 어려웠다.
기독교단체 회원들은 축제장에서 떨어진 반월당 일대에서 '동성애·차별금지법 제정 반대' 문구가 적힌 티셔츠를 입고 찬송가를 부르며 반대 시위를 했다.
일부 반대 시위대가 한때 축제장 앞에서 손팻말을 들고 시위를 벌였으나 경찰의 제지로 충돌은 빚어지지 않았다.
주최 측은 당초 중구 대중교통전용지구에서 축제를 열기로 했으나 경찰이 2개 차로 중 1개 차로만 사용하라고 제한하자, 이에 반발해 대구지법에 가처분 신청을 내 패소한 뒤 장소를 2·28기념공원 앞으로 바꿨다.
앞서 이 축제에서는 지난 2023년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공무원 500여 명을 동원해 행정대집행에 나서 주최측과 충돌을 빚기도 했고, 매년 기독교단체 회원들과 크고 작은 마찰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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