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석] 최민호 시장 "세종보 둘러싼 정치, 멈춰야"

최민호 세종시장 /세종시

[더팩트ㅣ세종=김형중 기자] 세종보를 둘러싼 논쟁은 단순히 보(洑)의 존폐를 넘어, 정치가 물을 어떻게 다루는지를 드러내는 상징적 장면이다.

최민호 세종시장이 월요일 아침마다 시민들에게 전하는 '월요이야기'에서 '세종보는 선진도시의 품격'이란 제하로 세종보의 필요성을 꾸준히 강조하는 것도 그 이면에는 물을 둘러싼 오락가락 정치에 대한 문제의식이 자리한다.

애초 세종보는 금강 유역의 안정적 물 공급과 수질 관리, 친수 공간 조성을 목적으로 설치됐다. 실제로 세종시는 상수원 다변화라는 한계 속에서 세종보를 통해 가뭄 시 용수를 보완해 왔고 농업용수 확보에도 큰 역할을 해왔다. 이는 지역 주민들이 직접 체감하는 현실적 가치다.

그러나 세종보의 운명은 과학적 검증보다 정권의 색깔에 따라 흔들려왔다. 한쪽에서는 "수질 악화와 생태계 파괴"를 이유로 철거를 주장했고, 다른 쪽에서는 "농업·생활·산업용수 확보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맞섰다.

전문가 보고서조차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달리 해석되면서 보의 존폐 논쟁은 어느새 물 관리 문제를 넘어 정쟁의 장으로 비화했다.

문제는 그 피해가 고스란히 시민들에게 돌아간다는 점이다. 농민은 안정적 용수 공급을 걱정해야 하고 인근 주민은 보 해체 논의로 생활권 변화에 불안을 겪는다.

국가 기반시설이 정권에 따라 '필요한 시설'과 '철거 대상' 사이를 오간다는 사실 자체가 물을 정치의 도구로 삼은 전형적 사례다.

최 시장이 강조하는 지점도 바로 여기에 있다. 세종보를 정치적 논리의 장에서 벗어나 시민의 생존권, 삶의 질과 직결된 생활 인프라로 바라봐야 한다는 것이다. 물은 이념의 대상이 아니라 실용의 문제이며 농업·환경·도시 발전까지 포괄하는 미래 자산이다.

이제는 발상을 전환해야 한다. 세종보 논의는 이제 정치 물결에 휩쓸릴 것이 아니라 지역 주민 목소리와 과학적 검증 위에서 다시 시작돼야 한다. 보의 존폐 여부는 정권의 유불리가 아니라 시민의 권리와 지역사회의 필요에 따라 결정돼야 한다.

그런 뒤에야 기후변화의 공포 속에서 언젠가 우리는 세종보가 있는 금강이 늘 일정한 수위로 쉼 없이 흐르는 모습을 바라보며 '세종보'를 향해 경의를 표하고 선배들의 선견지명에 감사해야 할지 모른다.

최 시장은 "건설 당시에는 그토록 반대하면서 저지했던 경부고속도로를 달리며 우리는 지금 어떤 생각을 할까요"라며 반문했다.

물은 생명이고 일상이며 미래다. 세종보를 둘러싼 정치적 소모전은 이제 멈춰야 한다. 흐르는 강물처럼 논의도 시민에게로 흘러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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