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 베네치아, 인천'은 인천이 지닌 역사적, 문화적 자원을 바탕으로 미래형 해양도시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하는 시리즈로서 <더팩트>와 인천학회(회장 김경배)가 공동으로 기획 연재한다. 2017년 9월 출범한 인천학회는 인하대, 인천대, 청운대, 인천연구원, 인천도시공사, 시민단체 등이 참여하는 국내 최초의 지역학회로서 인천의 과거, 현재, 미래를 연구하는 지식공동체이다. 300만 대도시 인천의 도시 발전을 위한 새로운 정책과 담론을 형성하고 다양한 해법을 찾아가는 학술 활동의 성과는 다른 도시에도 적용될 수 있는 국가 발전의 에너지가 될 것이다.
'동북아 베네치아' 제목은 글로벌 해양도시로서 관광, 물류의 세계 거점 도시를 향한 인천의 발전 가능성과 미래상을 의미한다. 따라서 이번 연재는 인천의 잠재력을 재조명하고, 시민 모두가 공유할 수 있는 공감의 장을 마련한다. 또 동북아 해양 네트워크의 중심 도시로 도약하는 데 필요한 이슈를 제공하고, 단순한 도시의 확장을 넘어 살고 싶은 지속가능한 도시의 미래는 어떻게 조성돼야 하는지 그 대안을 모색한다. [편집자주]
우리나라 최초의 고속도로인 경인고속도로가 일반도로로 전환되면서 인천의 도시 공간이 새롭게 재편될 전망이다. 경인고속도로는 1968년 개통 이후 반세기가 넘게 서울과 인천을 잇는 도시 발전의 대동맥이었으나, 한편으로는 도시 단절의 상징이기도 했다. 이제 경인고속도로는 '인천대로'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도시의 공간을 서로 연결하는 생명력의 도시축으로 변모하게 된다.
최근 인천시가 발표한 '인천대로 주변지역 지구단위계획 재정비 및 활성화 방안 수립' 용역은 단순한 도로 전환 계획이 아닌, 도시 전체의 구조를 재편하는 종합적인 도시계획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총 122만㎡에 달하는 광범위한 계획 구역은 미추홀구와 서구 일대를 아우르며 11개 지구단위계획구역을 포함한다. 도시계획 관점에서 보면 인천의 새로운 도시 발전 축을 형성하는 중요한 기회가 마련된 것이다.
이번 계획의 가장 큰 특징은 '통합적 접근'이다. 도로의 일반화와 함께 주변 지역의 활성화, 경관 개선, 보행 환경 조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계획으로 주목할 만한 것은 크게 세 가지 측면이다.
첫째, 단절된 도시공간의 재봉합이다. 그동안 고속도로로 인해 단절되었던 도시 공간이 보행 네트워크로 연결되면서 지역 간 소통이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보행자 중심의 가로 환경 조성과 함께 자전거도로 네트워크가 구축되면 친환경 교통 체계가 자연스럽게 형성될 것이다.
둘째, 도시 경관의 질적 향상이다. 경관 상세 계획을 통해 구간별 특성을 살린 경관을 조성하고, 녹지축과 수변공간을 연계하는 등 도시 어메니티를 한층 높이는 계획이 포함되어 있다. 특히 가로변 건축물의 입면 관리, 옥외광고물 정비, 가로 시설물의 통합 디자인 등을 통해 도시 미관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셋째, 지역 활성화이다. 역세권을 중심으로 한 거점 개발, 문화시설 확충, 특화 가로 조성 등을 통해 침체 원도심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게 된다. 주목할 만한 것은 민간 참여를 적극적으로 유도하는 방안이 포함되어 있다는 점이다. 용적률 인센티브, 건축규제 완화 등을 통해 민간 투자를 촉진하고, 이를 통해 지역 경제 활성화를 도모하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계획이 성공적으로 실현되기 위해서는 몇 가지 과제가 있다. 우선, 교통 체계를 재편해야 한다. 고속도로가 일반도로화되면서 교통의 흐름이 크게 변화할 것이므로, 이에 대한 면밀한 분석과 대책이 필요하다. 또한 지역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협조가 필수적이다. 계획 수립 과정에서부터 주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반영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관리 방안도 중요하다. 일회성 계획이 아닌 지속가능한 도시 발전의 토대가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단계별 추진 전략을 수립하고,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하여 계획의 실효성을 지속적으로 점검해야 할 것이다.
이번 도시계획은 단순히 도로의 성격을 바꾸는 수준을 뛰어넘어 인천의 도시 공간을 새롭게 재편하는 종합적인 계획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50년이 넘는 긴 시간 동안 도시를 가로지르며 발전과 단절이라는 양면성을 보여준 경인고속도로가 이제는 도시를 하나로 잇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도시재생의 축으로 변모돼야 한다. 경인고속도로의 일반도로화는 인천이 미래 지향적 도시로 한 단계 도약하는 중요한 전환점이기 때문이다.
글=위인환 감성도시디자인 대표
기획=김형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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