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 뺑뺑이 맞서 도입한 전북형 응급환자 이송 체계 '안착'


구급상황관리센터 개입으로 환자 신속하고 정확하게 병원 이송

전북도 소방본부 119종합상황실에 설치된 전북형 응급환자 이송 체계인 구급상황관리센터. /전북도

[더팩트ㅣ전주=이정수 기자] 전북도가 올해 소방서 119구급대와 병원이 실시간으로 연결돼 중증환자 이송의 골든타임을 확보하기 위해 시작한 '전북형 응급환자 이송 체계'가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30일 전북도 소방본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동안 총 7만 2009건의 구급출동이 이뤄졌고, 이 중 3만 6738건의 이송이 이뤄진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심정지와 중증외상, 심혈관·뇌혈관 질환 등 중증응급환자는 2585명으로 전체 출동의 6.6%를 차지했다.

이들 대부분은 '전북형 응급환자 이송 체계'인 구급상황관리센터의 개입을 통해 신속하고 정확하게 병원으로 이송됐다.

'전북형 응급환자 이송 체계'는 119구급대가 현장에서 환자의 증상과 중증도를 스마트 단말기에 입력하면 참여 병원에서 즉시 수용 가능 여부를 회신하고, 구급상황관리센터가 이를 실시간으로 조율해 적절한 병원으로 이송하는 방식이다. 기존의 전화 통화 중심의 병원 연결 방식보다 병원 선정의 속도와 정확도가 높아졌다는 게 도 소방본부의 판단이다.

특히 전북형 이송 체계는 환자의 중증도에 따라 병원 연결 방식이 달리 적용되고 있으며, 단계별 상황에 맞는 대응이 이뤄지고 있다. 생명이 위급한 '레벨 1' 환자는 구급대와 상황관리센터가 함께 병원에 직접 전화를 걸어 수용 여부를 확인하고 이송하고, '레벨 2' 환자는 전화 통화와 스마트 단말기를 병행해 병원을 연결한다. 급성 통증이나 발열 등 비교적 증상이 가벼운 '레벨 3'에서 '레벨 5' 환자는 스마트 단말기를 통해 자동으로 병원을 확인하고 이송이 이뤄진다.

실제 올해 상반기 전체 병원 이송자 3만 6738명 중 '레벨 1'은 1227명, '레벨 2'는 6195명으로 중증 환자가 총 7422명(전체 20.2%)을 차지했다.

여기에 비교적 증상이 가벼운 '레벨 3' 환자는 1만 7597명으로 전체의 약 47.9%에 달했고, 이 가운데 병원 선정 요청이 이뤄진 비율은 56.5%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중증 환자뿐 아니라 경증 환자에 대해서도 병원 연결의 신속성과 정확성이 현장에서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도는 체계적 운영 기반을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해 최근 병원급 이상 지역 의료기관 8곳을 신규 참여 병원으로 추가 지정했다. 이에 따라 협력 병원은 기존 24곳에서 32곳으로 확대됐으며, 병원 응답률 역시 꾸준히 향상되고 있다.

이오숙 전북도 소방본부장은 "전북형 응급환자 이송 체계는 도농복합 지역 구조와 낮은 인구밀도, 의료자원 분포 등 전북의 현실을 반영해 자체적으로 설계·운영되고 있다"며 "응급환자 한 명, 한 명에게 가장 적절한 병원을 가장 빠르게 연결하는 일이 곧 생명을 지키는 일이기에 현장과 병원, 시스템 사이의 연결 고리를 더욱 빈틈없이 다듬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ssww9933@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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