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구리시, 부시장 인사 ‘기싸움’ 3년여 만에 일단락

경기도청 전경. /경기도

[더팩트ㅣ수원=이승호 기자] 부시장 임명을 놓고 3년여 갈등을 빚었던 경기도·구리시 간 기싸움이 일단락됐다.

경기도는 다음 달 1일자 실·국장과 부단체장 정기인사를 통해 엄진섭 이천부시장(3급)을 구리부시장으로 전출하기로 했다고 29일 밝혔다.

엄 부시장은 지방고시 1회로 공직에 입문해 경기도 환경국장을 거쳐 김포부시장 등을 역임했다.

도는 엄 부시장 등을 포함한 복수의 인사를 구리시에 재차 추천했고, 구리시가 기존의 입장에서 한 발 물러서면서 타협점을 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구리시는 국민의힘 소속 백경현 시장이 취임한 2022년 7월 이후 '낙하산식' 인사를 받을 수 없다고 강경한 태도를 보여 왔다.

백 시장은 도가 일방적으로 보내는 인사가 아니라 지역 실정에 맞는 '도시개발 전문가'를 임용하겠다면서 ‘1대 1’ 교류 등을 요구하기도 했다.

도는 장기간 이어졌던 구리부시장 공백을 해소, 도와 시·군 간 협업 체계가 공고해질 것으로 기대했다.

이번 인사에서는 임종철 평택부시장(2급)도 성남부시장으로 배치됐다.

또 이계삼 북부청 균형발전실장과 허남석·이성호 국장이 각각 안양시·안산시·평택시 2급 부단체장 요원으로 전출됐다.

도청 내에서는 민선8기 비서실장·교통국장·문화체육관광국장을 지낸 김상수 자치행정국장(3급)은 균형발전기획실장(2급)으로 승진 임용됐다.

문정희 주LA총영사는 정책기획관(3급)으로 복귀하고, 김태현 평화협력과장은 평화협력국장(3급)으로 전진 배치됐다.

아울러 차경환, 김훈, 김광덕 과장(4급) 등이 국장급으로 발탁됐다.

도는 ‘민선 8기’ 도정 철학과 새 정부 출범에 발맞춰 도정 운영의 역동성을 강화하고, 조직의 안정성과 전문성을 고려했다고 인사 방향을 설명했다.

하지만 공직사회 일각에서는 균형발전실장의 잦은 교체와 ‘인사 라인’의 고속 승진 등이 여전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또 부시장 자리를 놓고 구리시와는 기싸움이 일단락됐지만, 국민의힘 소속의 하은호 군포시장과는 이제 신경전을 시작하는 모양새다. 도와 군포시가 부시장 인사에 합의점 찾지 못하면서 공백 상태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경기도의 한 공무원은 "균형발전실장은 지난 1월 두 차례를 포함해 6개월여 사이 무려 3차례나 교체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vv830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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