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대전=정예준 기자] 박선영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화위) 위원장이 대전 동구 산내동 골령골을 방문한 데 대해 산내 골령골 학살 피해자 유족들이 거세게 항의했다.
26일 대전산내골령골대책회의에 따르면 박 위원장은 전날 산내 골령골을 충청지역 진실규명 사건 현장 방문의 일환으로 방문했다. 산내 골령골은 6·25전쟁 당시 민간인 학살이 벌어진 곳이다.
박 위원장은 오전에 대전컨벤션센터에서 국가보훈부 주최로 열린 6·25전쟁 기념식에 참석한 후 이곳을 찾았다.
이에 대해 산내사건희생자유족회와 활동가들은 이틀 뒤인 27일 합동위령제가 예정돼 있음에도 이날 방문한 것에 대해 "위령제는 외면한 채 들러리식 행보만 한다"고 규탄했다.
이어 "전쟁 희생만 기리는 들러리식 일정"이라며 "진정한 사죄와 반성이 없는 방문은 유가족의 상처를 두 번 짓밟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또한 평화공원 계획 브리핑을 강행한 것에 대해서도 "기념 사진용 보여주기식 방문"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박 위원장이 보낸 헌화 문구도 논란을 빚고 있다. 그가 보낸 헌화 문구를 보면 '고귀한 희생에 깊은 애도를 보냅니다'라고 적혀 있는데 유족들은 "국가에 의해 학살당한 피해자에게 쓸 표현이 아니다"며 "국가폭력을 축소·왜곡하려는 것"이라고 분노를 표했다.
유족들은 "박선영 위원장은 역사 왜곡과 학살자 옹호에 대해 공개 사과하고 진화위원장직에서 즉각 물러나야 한다"며 "진화위가 본래 설립 취지에 맞게 국가폭력 피해자들의 진실을 바로잡는 역할에 집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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